넷마블, 게임회사인가 투자회사인가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다 옛날 얘기다.
코로나 때문도,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도 아니다.
'놀이 문화'의 패러다임은
이미 뒤바뀐 지 오래다.
내가 초등학생 때만 하더라도
'게임'은 '놀이 문화'로서 대우받지 못했다.
알코올이나 담배처럼
'중독'의 대상으로 취급되는 아이들의 경계 대상이었다.
선생님들만 하더라도
'프로게이머'를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해주지 않았다.
반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학생들을
한심하단 듯이 바라볼 뿐이었다.
(아마 훌륭한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었던
잠재력 충만한 학생들도 많았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페이커'라는 e-스포츠 선수는
초등학생들도 모르는 애들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작년 초등학생들 희망직업에
'웹툰 작가'가 11위
'프로게이머'가 6위에 올랐을 정도니깐.
부모님들이 게임을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많이 바뀌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산업은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여가 문화이며
고부가가치의 수출 효자 산업'이라고 선언했다.
'게임'은 우리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주범이란 오명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나는 중학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PC방에 가봤다.
집에 컴퓨터가 있는데 왜 굳이
담배냄새 풀풀 풍기는 PC방에
그것도 몇 천 원씩이나 지불해가면서 가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PC방에 처음 간 그 날
모든 게 납득이 되었다.
PC방에서만 누릴 수 있는
PC방 프리미엄 혜택도 큰 이유가 됐겠지만
옆 친구와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PC방에 가는 가장 큰 이유였다.
지금은 집에서 게임을 하더라도
친구들과 얼마든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제는 PC방에 갈 수도 없다.
식당에 갈 수도 없고,
카페에 갈 수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인간관계를
끊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집콕족들이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게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버렸다.
국내 3대 게임회사인
3N(넥슨, 넷마블, 엔씨)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며
2020년 아래와 같은 유례없는 매출 상장을 이룩하게 된다.
이 중에서 내 눈에 들어온 건
'넷마블'이었다.
넷마블이 게임회사로 유명한 건 모두가 알지만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투자의 귀재라는 사실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보다 적다.
2020년 한류를 이끈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BTS(방탄소년단)'를 외칠 거다.
전 세계가 BTS에 열광한 한 해였다.
BTS를 탄생시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과
넷마블 의장인 방준혁.
이름에서부터 가족 냄새가 물씬 난다.
그렇다.
둘은 사촌관계다.
넷마블과 빅히트 역시
사촌(?) 관계다.
2017년 넷마블은 빅히트의 지분 25%를
2,000억에 취득했다.
이후 2020년 10월 15일
빅히트가 상장 후 '따상'을 기록하며
원 투자금액의 11배 수익을 보게 되었다.
(그 후 빅히트의 주가는 많이 하락했지만)
이외에도 넷마블은 카카오 게임즈,
카카오 뱅크, 엔씨소프트 등 유수 기업의 주주다.
넷마블은 지난 9월 20만 원이라는 고점을 기록하고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12만~13만 구간을 횡보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긴 어렵지만
장기투자 종목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단기 투자가 아닌 장기투자 종목으로 판단했지만
더 좋은 종목을 발견하여
5%의 수익을 보고 처분했다.
지난해 무산된 시진핑 방한이
올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얼어붙은 한중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될 테다.
관계 호전에 따라서
4년 만에 중국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받게 된다면
넷마블의 주가 역시 부활하게 될 거란 기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