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남의 비위를 맞추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BGM : Keep slience - 그래쓰 (grass)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십시오.
새로운 부탁을 들어주기 전에 항상 당신의 일정과 해야 할 일 목록을 먼저 확인합니다. 이렇게 하면 초과 작업하지 않고 모든 임무를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책임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취사선택하십시오. 당신은 본능적으로 책임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당신은 때때로 거절할 필요도 있다는 점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때때로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떠맡기도 합니다. 새로운 업무를 맡기 전에 무언가를 포기함으로써 자신의 책임 테마를 관리하십시오.
너무 많은 의무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거절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책임감이란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을 뜻한다.
나는 책임감이 강한 덕분에, 약속을 잘 지키고, 맡은 일을 기간 내에 잘 이행할 수 있었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쉽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책임감이 너무 과도해져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경우에도, 내가 맡아서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해내려고 애썼다.
스스로를 압박하고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누군가가 나한테 뭘 해달라 부탁할 때, 거절하기가 너무 미안했다.
그걸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나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을 거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를 극도로 꺼렸다.
내가 가장 많이 예쁨 받았던 순간은 언제나 내 감정과 욕구를 뒤로 하고 잘 참고 때론 숨기고 견딜 때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감정을 어떤 순간에 느끼는지 알아차리고 잘 처리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게 행동하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그래서 어릴 때 느꼈던 감정 중의 많은 부분이 억압되어 있고, 단절되어 있었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리더라도,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되지 않아서 곤혹스러웠다.
감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그 감정을 외면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고 많이 스스로를 옭아맸다.
다른 사람에게 맞출 때에만,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게 진짜 나인지 잘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엄마 아빠는 부모님께 자신의 감정보다 어른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고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당신의 감정을 고루 잘 들여다보고 소화해 내야 한다는 것조차도 배우지 못했다.
그걸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도 배우지 못했다.
나도 그런 엄마아빠한테 자라서,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엄마아빠의 요구와 기대에 걸맞게 능력을 갖추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게 나한테 주어진 숙명이고, 내가 해야 할 하나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실제로 유능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은 일도 어떻게든 다 해낼 수 있다고, 내 능력치를 과도하게 믿었다.
그래서 적절한 한계치를 설정하지 못했다.
때문에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했다.
내가 자꾸 뒷전으로 밀리는 듯한 느낌이 있었고 그게 늘 불쾌했지만, 오로지 나를 위한 선택은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그만큼 초점이 외부 세계에 있었다.
그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유능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나도 중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감정은 사람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데, 나는 내 감정을 읽지 못해서 내가 뭘 원하는지를 몰랐다.
내가 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외면해 버리니까 내가 내 감정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니까 타인이 뭘 원하는지 꼭 집어서 알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관계를 맺으면 나는 늘 타인에게 맞추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그한테 쓰이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친밀해지는 걸 두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원하는 만큼 가까워지지도 못하고, 늘 관계 안에서 불편했다.
이제는 '버려질까' 두렵더라도 용기 내서, 남의 감정과 상황은 남이 책임지게 두기로 한다.
설령 그게 가족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