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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B Aug 21. 2021


에퀴닉스. 테이퍼링 맞대응 전략?

03. 에퀴닉스(EQUINIX) [서비스 분석]



테이퍼링 쇼크, 돈 풀기의 시대는 끝났다?


ⓒ The New York Times


2021년 8월 20일.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을 공식 발표하고, 내후년 3분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이퍼링은 마치 수도꼭지의 물을 잠그는 것처럼 지금까지 이어져오던 양적완화 정책(통화 공급)을 서서히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환 일환으로, 금융자산 등을 매입하고 현금을 지급해 시중에 풀어버린 돈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테이퍼링이 공식적으로 실시되면 시중에 풀린 달러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와 환율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면에서, 테이퍼링은 한국과 같은 신흥국 투자자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테이퍼링 때문에 자국에 풀린 달러량이 줄어드니,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커지는 변동성, 주목받는 리츠(REITs)


ⓒ Seeking Alpha


테이퍼링에 따른 금리 인상, 환율 증가, 주가 하락에 이르기까지 주식 시장에 대한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헤지 수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자산이 주목받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적으면서 배당을 많이 지급하는 리츠(REITs)가 바로 안전자산에 속한다.


2018년 12월, 정부의 공모 리츠 활성화 방안을 기점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리츠는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1% 미만으로 우리에게 생소한 자산이다. 이에 반해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리츠 시장의 시가 총액은 2조 달러(약 2600조 원) 규모로 전 세계 GDP의 2.6%에 달한다. 리츠는 쉽게 말해서 부동산 간접투자라고 할 수 있는데,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이 기본 구조이다.


리츠는 유동성이 낮다는 부동산의 단점의 극복하고, 주식의 편의성과 펀드의 전문성이라는 장점을 섞은 투자 자산이다. 꾸준한 배당수익과 장기 시세 차익 덕분에 ETF와 비슷하게 포트폴리오 리스크 축소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기업 자산의 75% 이상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조건을 지켜야 하는 리츠의 특성은 높은 변동성 때문에 불안해하는 투자자에게 상당히 괜찮은 투자자산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에퀴닉스(EQUINIX), 3년 만에 주가가 2배 뛴 리츠가 있다고?


ⓒ Ftserussell / finviz


미국의 리츠는 10개 섹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전통적으로 소매업과 헬스케어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리츠들이 코로나 19 시기에 부진했던 것과는 달리 언택트 수혜주로 준수한 배당 인상률과 높은 주가 상승 흐름을 보여준 섹터가 있다. 바로 최근 몇 년 이내 가장 꾸준하게 성장해 온 데이터 센터 섹터이다. 따라서, 우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클라우드, 메타버스의 성장에 맞춰 앞으로의 전망이 기대되는 데이터 센터의 대표 리츠인 에퀴닉스(EQUINIX)를 눈여겨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73분기 연속 성장, 에퀴닉스가 돈을 버는 법


ⓒ stratosphere investing


에퀴닉스는 인터넷 연결 및 데이터 센터 공급 업체로서 전 세계 26개국 56개 시장에서 230여 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가총액 650억 달러 수준으로 데이터 센터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전통적인 리츠와 다르게 입지가 아닌 영업력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 센터 리츠 섹터에서 고객의 50% 이상이 Fortune 500 이상 기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인 점에서 에퀴닉스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73분기 연속 매출 성장은 물론, 2021년 1분기 고객 이탈률이 2%에 불과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는 에퀴닉스가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독보적인 기업용 코로케이션 운영 역량


ⓒ seeking alpha


일반적으로, 데이터 센터 임대 모델을 코로케이션(Co-location)이라고 부른다. 이는 쉽게 말해서 아파트에 주민들을 입주시키는 것처럼 여러 기업들의 서버를 하나의 데이터 센터에 입주시키는 것과 같다, 말 그대로, 에퀴닉스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있는 230여 개의 데이터 센터에 1만 개에 달하는 고객사들을 입주시켜 서버 임대와 인터넷 연결 및 관리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에퀴닉스처럼 임대와 함께 관리 및 운영을 맞는 것을 리테일 방식이라고 하는데, 시장 2위 업체인 디지털 리얼티가 공간만 임대해주는 홀세일 방식을 택한 것에 비해 여러 이점을 가진다. 먼저, 에퀴닉스는 매출의 75%가 반복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임대 및 관리 사업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적이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은 리테일 방식의 데이터 센터 사업에서 1위인 덕분에 평균 임차 계약 기간이 18년 이상이라는 매력적인 경쟁우위를 갖췄다.



 균형 잡힌 매출 비중과 높은 수익 비율


ⓒ 삼성증권 / Lightwave Online


에퀴닉스의 국가별 매출 비중은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에 데이터 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치중되는 일 없이 균등하게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M&A와 함께 신규 데이터 센터를 끊임없이 개소하는 외형 확장 전략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임차인 별 매출 비중에서 알 수 있듯이 1만 개의 고객사를 바탕으로 어느 한 기업에 집중될 수 없는 구조는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에퀴닉스는 뛰어난 데이터 센터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리테일 코로케이션으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용량 측면에서는 2위인 디지털 리얼티보다 작지만 손익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홀세일 방식과 달리 다수의 고객에게 서버를 임차하는 멀티 테넌시(다중 사용자) 방식 덕분에, 사용자끼리 서버와 스토리지를 공유해 하드웨어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고객 포트폴리오로 특화된 상호 연결 서비스


ⓒ stratosphere investing


에퀴닉스의 리테일 방식은 홀세일 방식보다 고객사와 직접적인 교류를 하기 쉬워, 데이터 센터 내에서 서로 다른 고객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호 연결(Interconnection) 서비스가 활발하게 시행된다. 네트워크 내의 고객들끼리 누구나 연결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절약을 돕는 상호 연결 서비스는 현재 에퀴닉스 매출의 19%를 담당하고 있으며 서비스의 회선은 39.8만 개로 경쟁사 10개사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에 에퀴닉스의 고객이 되어, 네이버 클라우드가 전 세계 1,800개 이상의 네트워크 업체와 상호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stratosphere investing


에퀴닉스의 상호 연결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66%로 압도적이다. 상호 연결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락인 효과를 촉진하기 때문에 그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어, 에퀴닉스의 장기적인 경쟁력은 상호 연결 서비스로 이루어진 에코 시스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혜덕 에퀴닉스 코리아 대표는 "런던·뉴욕 데이터센터에서 많은 금융사가 상호 연결 서비스를 이용하며 속도·보안·비용 등 문제를 해결했고, 한국의 경우에도 토스와 뱅크 샐러드 같은 핀테크 기업의 결제 과정 중 PG사, 거래소, 은행 간의 통신에 상호 연결을 활용한다면 보안 위험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EQUINIX


2020년 기준, 에퀴닉스의 글로벌 상호연결 지수(GXI)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상호 연결 서비스가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CAGR) 45%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마켓스케이프에 따르면 데이터 수요의 증가에 맞춰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부족한 역량을 채우기 위해 상호 연결 서비스를 갖춘 코로케이션 업체들을 필수 파트너사로 활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기업은 많은 사용자와 제휴업체를 가진 데이터 센터에 입주함으로써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의 수요가 가속화됨에 따라, 데이터 센터의 상호 연결 서비스 역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데이터 센터는 얼마나 더 필요할까?


ⓒ stratosphere investing / 삼성증권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 메타버스, 클라우드 등 신산업들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 처리량과 저장 공간이 필요한 만큼 데이터센터의 신규 구축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스코의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VNI)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트랙픽이 연평균 30% 이상 증가해 2017년 대비 2022년에 약 5배 증가한 초속 7.2페타바이트(Pbps)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센터의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에퀴닉스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필요성은 분명하다.





아쉬운 배당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에퀴닉스는 왜 특별한가?


ⓒ Bloomberg


에퀴닉스는 2014년 말부터 분기별 배당을 지급하며 2020년 기준, 배당률은 1.73%로, 15년 넘게 배당을 해오고 배당률도 3%가 넘는 디지털 리얼티에 비교해 배당주로써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전년대비 8% 증가한 배당 인상률에 비해, 배당성향은 배당가능 이익 대비 42%로 peer 대비 낮은 편으로 배당 매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가 차익 실현의 면에서는 배당을 상회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배당 자체도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인상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안정적인 리츠 구조를 가지면서도 주가 상승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약간 낮지만 꾸준한 배당수익과 가파른 장기 시세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마무리


ⓒ Capacity Media


에퀴닉스는 현재 세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지만, 앞으로의 성장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호 연결 서비스는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고, ESG 경영의 흐름에 맞춰 총 사용 전력의 약 90% 이상을 재생에너지에서 충당해 유틸리티 비용을 절감하는 등 우수한 영업력과 운영 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다.


2019년 8월 서울 상암에도 국내 첫 데이터 센터를 개소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에퀴닉스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삼성 SDS,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클라우드 기업과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자까지 고객사로 만들며 그 파급력을 넓혀가고 있다. 에퀴닉스가 과연, 데이터 센터 산업의 1등을 지키고 더욱더 뻗어 나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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