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작게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 나는 나만의 라라랜드를 산다.

by 온담



오전에 피부과에 다녀온 뒤, 카페에 들러 『조그맣게 살 거야』라는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을 읽었다.

물건뿐 아니라 삶 전체를 미니멀리즘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내가 요즘 고민하던 부분들과 많이 닮아 있어 깊이 공감되었다.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무언가를 이뤄야만 성공한 건 아니야.”


이런 문장들이 요즘 내 생각에 더 큰 확신을 주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안 곳곳의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고, 비우고,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내가 사는 공간을 단정하게 가꾸고, 나를 위해 요리하고, 가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삶은

결코 초라하거나 실패한 삶이 아니다.


오후 내내 몸을 움직이며 내 옷장에서 안 입는 옷을 정리했고,

자리만 차지하던 소파의 카우치 한 칸을 번쩍 들어 1층에 내놓고 폐기물 신고를 했다.

더 이상 보지 않는 아이의 미술 작품과 미술 도구들도 정리했다.


저녁에는 해동한 연어에 굵은소금과 버터를 올려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간단한 연어구이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상쾌했다.


만보 걷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녁 식사 후엔 마트까지 걸어 장을 보러 갔다.

흔쾌히 따라나선 첫째와 남편을 보니,

이젠 이들도 산책의 즐거움에 조금씩 물들어 가는 것 같다.


어쩌면 매일매일 작은 행복을 느끼는 지금 이 삶이,

이미 내가 바라던 삶, 나만의 라라랜드인지 모른다.

오늘 비운 물건들보다, 마음속이 더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게 참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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