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teful Dead
요가원 안 물꽂이 해 둔 조팝나무가 하얀 팝콘처럼 싱그러웠다.
*사바사나 시간에 선생님이 이불을 덮어줄 때면 마흔이 훌쩍 넘은 나도 엄마의 보살핌을 받는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듯 응석받이가 되는 기분이다.
예전엔 사바사나를 할 때마다 잠에 빠져들곤 했는데 이제는 깨어서 그 따뜻하고 포근한 감촉을 느낀다.
요가가 끝나고 매트를 둘둘 말고 있는데 선생님이 내게 록 음악을 좋아하냐고 물으셨다.
요즘 자주 입는 맨투맨 티셔츠 때문이었다.
‘grateful dead’라고 쓰인 그 옷은 도쿄 여행 때 일본 국민브랜드라던 GU에서 고른 옷이다.
질감이 흐물흐물 부드러우면서도 자주 빨아도 해지지 않아, 돌려 입기 딱 좋은 요즘 나의 애착템이다.
‘grateful dead? 무슨 뜻이지? 꽤 철학적이네’하며 차콜색과 아이보리색을 샀는데, 고를 땐 그게 록밴드이름인지도 몰랐다.
선생님은 한때 록음악을 무척 좋아했다며 Gratefuld dead는 유명한 록밴드의 이름이라고 한다. 요가 선생님과 록음악이라고?
이질적이면서 묘한 그 조합에 웃음이 났다.
사람은 결국 자기가 아는 만큼 보고, 아는 만큼 해석하게 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세계가, 전혀 뜻밖의 지점에서 맞닿는 순간.
유쾌한 오해로 우리는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다.
* 사바사나는 요가 수련의 마지막에 하는 휴식 자세로 몸을 완전히 이완시키고, 마음은 완전히 깨어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