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smine Oct 06. 2021

왜 그렇게 프랑스가 좋아요?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 블로그도 티스토리도 인스타도 잘만하고 있는데 왜 브런치에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겠다고 '결심'까지 해야 했을까? 아마 '브런치'가 가지는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 글에도, 아니 글쓰기를 시작도 못했으니 글을 써야 하는 내 손가락과 머리에도 잔뜩 힘이 들어간 것이다.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무엇을 쓰면 좋을까? 고민만 하다가 어영부영 몇 달이 지나가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고 힘을 빼기로 했다. 내가 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고 또 글을 쓰게 되었는지, 무엇보다 어쩌다가 내가 앞으로 글로 풀어나가게 될 일들을 하게 되었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그러려면 반드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왜 그렇게 프랑스가 좋아요?



프랑스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나라이다. 독일에서 프랑스어에 이끌려 불어불문학과를 전공하고, 또 20대에는 어떻게든 틈만 나면 유럽-프랑스를 가려고 아등바등하다가 결국 20대의 끝자락에 프랑스 유학을 가게 되어 쭉 파리에 살게 되었다. 코로나라는 놈만 아니었으면 파리에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맺었을 텐데. 지금은 코로나 덕분에 강제로 다시 한국으로 왔고, 다시 파리에 갈 타이밍을 엿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유럽에서 살고 싶었던 나는 꿈에만 그리던 프랑스 유학 및 이주의 꿈을 마침내 현실로 이루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강제 이주(?)는 나에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혀 내 삶에서 단 한 번도 고려해본 적 없었던 뜻밖의 한국행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팡질팡 하기도 하고 참 많이 울기도 했다. 심지어 인스타 친구들은 다 파리에 있고 죄다 유럽, 프랑스에 관한 것만 팔로우해놔서 지난 1년 동안은 인스타도 쳐다보지 못할 정도였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이 기간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는데 머리로는 알지만 어쨌든 내 마음은 언제나 파리에 있었기 때문에, 또다시 나는 파리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이번에는 전과는 다르게 완전히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원래 나는 외국어 배우는 걸 좋아했어서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일본어를 배우다가(많은 언어 중에 일본어를 배우게 된 계기가 있었다) 독일에 가서 딱딱하고 어려운 독일어 대신 프랑스어에 빠진 계기로 프랑스어를 전공하게 되었다. 어릴 때 살았던 유럽에 좋은 기억만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 가서 사는 게 1, 20대 시절의 나의 유일한 목표였다. 외국어 배우는 걸 좋아하는 성향, 유럽에 대한 환상과 추억, 프랑스어에 대한 매력, 이러한 것들이 전부 합쳐져 자칭 타칭 유럽, 프랑스빠가 되었고, 프랑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먹고살며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빠에게도 쉽지 않았던 7년 in France

자칭 타칭 프랑스빠조차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든 게 프랑스 생활이었다. 물론 나는 좋아하는 그 마음 하나로 버틸 수 있었지만(버틴다는 표현에 주목!) 오로지 공부만 하러 온 학생들 중에는 프랑스 생활에 매우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즉, 프랑스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버틴다는 단어를 써야지만 설명할 수 있는 게 프랑스 생활이었다. 부모님 따라간 유럽, 교환학생 갔을 때의 프랑스, 학교에서 보내준 연수, 돈 모아서 떠난 여행, 유럽에 꽤 많이 들락날락거렸는데 이런 단기간의 체류와는 장기 체류는 차원이 달랐다. 나는 왜 프랑스를 좋아했던 걸까, 도대체 나는 왜 프랑스를 좋아해서 여기 이렇게 있는 걸까? 나의 근본부터 되돌아보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간다. 프랑스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가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삶을 위해서. 처음이라 우왕좌왕했던, 그리고 게을러서 놓치고 살았던 파리를 온전히 내 것으로 느끼기 위해. 그리고 그 기간을 준비하면서 프랑스에 있었던 일을 글로 써보자고 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일을 하면서 겪은 일들, 그리고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나의 전공에 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소개할 것이다. 수많은 이야기 중에 역시 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앞으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2020년 2월 친구가 일하던 퐁피두에서 볼탕스키 전 보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