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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폴 게티 미술관

2020년 1월 16일(4일째)-게티 센터

by 오스칼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다시 주차 타워에서 나오는데 굉장히 헷갈리게 되어 있어서 나오는데 힘들었다. 처음에만 안내가 되어 있고 나오는 도중의 갈림길에는 안내판이 없어서 어떻게 겨우 나와 마지막으로 더 게티 미술관을 향해 달렸다. LA 도심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게티 센터는 미국의 석유 재벌인 폴 게티가 전 세계의 미술품을 수집하여 그 소장품으로 마련된 미술관으로 개인이 기증한 무료 미술관이다.


그림 속 포즈를 따라 하는 아이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으며 산 위에 위치한 게티 센터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난 뒤 트램을 타고 더 위로 올라갔다. 꼬불거리는 트램 속에서 창 밖을 바라보니 LA의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미술관은 건물 자체로도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무척 아름답다.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건물로 주변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식 명칭은 J. 폴 게티 미술관으로 동서남북 4개의 전시관이 따로 건물을 가지고 센터를 이루고 있다. 소장된 미술품 목록도 대단하지만 뒤쪽에서 보이는 LA의 드넓은 전경이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브렌우드 언덕 정상에 위치해 가리는 것이 없기에 온전한 도시의 모습이 잘 보였다. 더군다나 날씨도 청명해 사진 속에 담기 더없이 좋았다. 산타 모니카 해변과 다운타운, 우리가 가봤던 가보지 못했던 풍경들까지 모두를 담아보았다. 대신 산 위에 있다 보니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미게 했다. 오랫동안 풍경만 바라보기엔 온기가 더 필요해 보였다.


두 눈에 가득 풍경을 담은 다음에 실내로 들어와 작품을 감상했다. 고흐의 '아이리스', 세잔의 '사과'와 더불어 터너, 부셰, 모네 등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굉장히 많았을 뿐 아니라 실내 장식품도 다양하게 있어서 이게 사설 미술관이면서 무료로 운영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이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의자만 찾아 앉으려 다녔고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며 나와 아내를 간혹 멀뚱히 쳐다보며 기다렸다. 나는 아내가 말하는 공인 미술 애호가답게 회랑을 누비며 작품을 즐겼다. 사진 찍는 것에 대해 자유로워서 아이를 데리고 여러 작품 사진을 찍었다. 아이는 그림 속 모습을 따라 하면서 사진 포즈를 잡았다. 높은 곳에 있어서 그런지 날이 쌀쌀해 정원은 보지 않고 마감시간까지 머물다 트램을 타고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우리는 오후 2시 30분 이후 들어와서 주차비를 할인받았다. 그렇게 또 밤거리를 달려 숙소로 갔다.


게티 센터에서 쉼

아내의 노력으로 핸드폰과 연동으로 차량 내비게이션이 연결돼서 이제 마음 편히 차량 내비를 통해 혼자서도 길도 잘 찾으며 운전을 했다. 아내도 옆에서 일일이 길을 알려줄 필요가 없어서 한시름 놓았다. 이곳은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다들 자동차로 다니니까 우리도 렌터카를 활용해 편리하게 이용하니 여행이 알차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이건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대중교통이 발달해 지하철, 버스를 활용한 노선이 잘 개발돼야 공해를 일으킬 자동차 매연이 덜할 텐데 이렇게 너도 나도 차를 가지고 다니니 교통대란에 공해까지 심한 듯했다. LA는 도시 모델이 마천루가 있는 수직형 도시가 아닌 수평적으로 늘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이 발달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으면서 친환경적인 도시는 아니었다. 아이는 숙소로 돌아와서 하루 종일 기대하던 장난감을 오픈해서 나와 아내, 어머니까지 불러 모아 폭발 쇼와 발굴 쇼를 마치고 조립 쇼까지 보여주며 장난감을 개봉했다. 이렇게 미국 여행의 첫 시작지인 LA에서의 여행을 부족함 없이 즐기다 간다.

게티 센터


게티 센터에서 바라본 LA


트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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