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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옥을짓다 Mar 18. 2021

아무리 멋진 집도 추우면 소용없다

한옥의 단열

 2010년대를 전후하여 단열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는 단열재 시장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주택의 단열 기준치가 강화되고 준불연성(불에 강한) 단열재를 법제화하는 방안들이 마련되는 등...  한옥이나 목조주택처럼 나무가 재료인 건축물의 단열재는 철근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단열재와 구분해서 정보를 얻는게 좋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는 거푸집을 세우고 빈 공간에 시멘트를 부어 벽을 만드는 구조체이다.  그 내부나 외부에 단열재를 덧 대어 붙이는 방식으로, 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에 단열재를 채워 넣는 나무 구조와는 시공방식과 재료에서 차이를 보인다.  집의 입장에서 우리와 같은 지역, 사계절이 뚜렷한, 다른 의미로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난감한 지역에서는 단열의 비중이 커 질 수밖에 없다.  


아기돼지 삼 형제, 첫째는 짚으로 집을 만들고 둘째는 나무로 셋째는 벽돌

 한옥의 경우 이전까지 진흙이나 벽돌로 벽을 세워 마감하는 방법은 단열성능이 조금은 떨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벽체 마감을 벽돌로 해야 튼튼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건축가가 아기 돼지 삼 형제의 이야기를 비유해 말했듯, 동화가 주려는 교훈과 달리 아기 돼지들은 튼튼한 벽돌집에서 살아 남아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로 벽돌집이 튼튼하다는 인식을 주며 끝을 맺는다.  벽돌집, 역사의 아픔 서대문 형무소와 을사늑약의 장소 중명전, 군부의 역사 속에 우리와 함께 해주던 명동 성당과 정동교회... 100년의 세월을 우리와 함께해 왔다.  조적조가 갖는 반영구적이고 압축력이 강한 장점에도 지진과 한 줄로 쌓아 올린 벽체는 측면에서 미는 힘에도 약해 여러 장을 겹쳐 쌓아야 튼튼했다.  이 과정에서 벽의 두께가 두꺼워져 실내 공간이 작아지는 점과 단열에 약하다는 면에서 벽으로서 집을 지탱하던 기능은 치장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옥 벽돌 시공   /   명동 성당


아무리 멋진 집도 추우면 소용없다. (견적에 단열재를 확인하자)

 초가, 오래된 기억에 여름을 보낸 집은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한다.  벽이 갈라진 틈으로 바람이 들만한 곳을 진흙으로 붙여 나가다 보면 세월 지나 두꺼워진 벽은 겨울나기에 괜찮았다.  수수깡이나 가늘고 긴 나무를 망처럼 얽기 설기 엮어 진흙을 치대어 벽을 만드는 것이 추위에 대비하는 전부여서 추운 곳에서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방과 방을 놓아(田) 외부 노출을 줄이기도 했다.  천정에서 내리는 겨울의 냉기를 우리는 우풍이라 불렀다. 그 옛날 어느 집이나 그러했으니 불만일 것도 없는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하자라 말하고 기술의 발전은 이런 불편함을 옛일로 만든다.

 우리는 인터넷에 나오는 멋진 인테리어 사진들이 싸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집을 지을 때 겉으로 보이는 외형도 중요하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단열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더 좋은 기술이 도입되기 전 벽돌을 쌓아 내벽에 스티로폼이나 열 반사 필름을 [현재는 공기층을 내어 단열 성능을 높이고 두께도 다양하다] 붙이는 방식이 최선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비하면 비교도 안될 만큼의 좋은 단열재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단열, 불연성, 무취... 등은 선택 사양이 아닌 기본 사양이어야 한다.


불이 붙는지 직접시험해 봤다.


화방벽의 아름다움

 1426년 세종 8년 한양도성에 큰 화재가 일어났다.  대부분 집들이 초목으로 지어졌고 밀집되어 있는 상태여서 도성 안은 금세 불바다로 변했다.  단 이틀 동안 도성 안 가옥의 6분의 1인 2,400여 호가 사라져 버렸다.  세종대왕은 금화도감을 설치해 수도의 불 막기 담을 쌓기를 지시했다.


 건축물은 구조적 안정성 외에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아야 한다.  화방벽, 그 이름 따라 불을 막는다는 의미로 만들어졌지만 창호 아래 다듬어진 돌이나 전돌을 이용해 기둥보다 두텁게 만들어 한옥의 외관을 아름답게 치장했다.  화방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둥과 벽체를 구분한다.  판자를 기둥에 설치하여 기둥보다 튀어나오게 된것을 용지판이라 한다.  벽과 기둥을 따로 분리 하는 것은 기둥을 벽으로 감싸게 되면 나무에 통풍 문제가 생겨 쉽게 썩을 수 있기에 기둥을 노출시켜 사용 하는데 궁궐에선 기둥까지 벽으로 감싸 마무리 했다.   


A  - 화방벽   /   B  -  용지판   /   석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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