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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옥을짓다 Jun 01. 2020

한옥의 건축비용을 결정하는 요소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민초들의 집 초가는 특정 지역을 남기고 노후화되었다는 이유로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발전된 기술과 다양한 재료로 인해 초가를 리모델링한 가옥이 하나의 상품이 되어 가고 있다.  과거 한옥은 일반인들이 사는 민가와 양반이 살던 반가로 구별되어 우리가 짓고 싶은 한옥은 양반들이 생활하던 기와집에만 익숙해져 왔다.  자동차의 종류와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듯이 한옥도 들어가는 재료와 형태에 따라 가격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몇가지 종류들만 나열해보았다. 


소나무

우리나라에서 자란 소나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나무의 쓰임은 그 성질에 따라 반듯함, 나무의 결(시각적 형태), 하중에 대한 저항력과 강도.. 

등으로 구분한다.  우리는 한옥에 대해 말을 할 때 육송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레 꺼내곤 하는데  

침엽수에 해당하는 이 소나무종은 적송이라 하여 강도와 휨에 대한 저항성이 좋으며 쉽게 

부러지지 않는 성질로 대들보로 많이 사용되지만 두꺼운 나무일수록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기둥 (원기둥과 각기둥)

조선 이전까지 신분제 사회에서는 집의 규모나 형태를 차등하여 짓게 하였는데 원으로 된 기둥과

다듬은 기초석은 국가와 관련된 곳에서만 사용하고 민가에서는 사용을 금했다.

오래된 민가들에서 흔히 보이는 네모난 기둥과 그 밑에 놓이는 돌들이 제각각인 이유이기도 하다.


원기둥과 네모난 각 기둥


현재 시공되는 가정집의 경우 원기둥과 사각기둥을 사용하고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라는 부재 또한 원과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어지는데 원의 형태는 공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수덕사 대웅전의 배흘림기둥(고려후기)과 안성 청룡사 대웅전의 기둥(조선후기)


고려 때 만들어진 수덕사 대웅전의 기둥은 배흘림기둥(항아리 모양)이고 건축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을 띤 청룡사 대웅전의 기둥은 자연목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두 건축물의 시대적 상황은 뒤로 하고 지붕의 모양이 맞배지붕이고 팔작지붕의 형태이다.


지붕의 모양 (맞배와 팔작지붕)

지붕은 비를 막아주는 기능을 하지만 외형의 모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붕의 모양은 "맞배지붕"과 "팔작지붕"으로 구별한다.  

맞배지붕은 시공이 단순한 반면 팔작지붕은 네 모서리에 추녀를 놓아 새가 날개를 편 모양을 한다. 

이때 건물의 폭이 커지면 자연 지붕의 크기도 커지게 되므로 가정집에서는 측면 폭을 너무 넓게

잡는 것은 좋지 않다.


맞배지붕과 팔작지붕
건물 폭에 따라 달라지는 지붕의 크기


추녀의 양 옆에 거는 선자 서까래

부챗살 모양을 하다.


팔작지붕은 추녀를 45도로 돌려 설치한 지붕을 말한다.  서까래를 놓는 방식에 있어서 추녀에서 

순차적으로 붙여 나가는 선자 서까래와  간격을 두고 설치하는 말굽 선자, 껍질만 벗겨 사용하는 

막선자 등으로 구분한다.  선자 서까래는 모양이 깔끔하고 작업에 어려움을 겪지만 사람이 보이는 

곳에 놓이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다.


추녀 옆에 붙이는 선자서까래의 내부와 외부
말굽 서까래


외부의 장식성을 높이는 부연

설계를 잘못하여  짧아진 서가래를 보고 고민하는 시아버지를 대신해 아디어를 낸 며느리의 얘기가

전설이 되어 며느리 서까래 부(媍 며느리)연(椽 서까래)이 되었다.


한옥은 다른 건축물과 달리 지붕이 건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내부의 디테일도 중요하지만 

외부에 비치는 모습도 중요한데 서까래 위에 부연을 붙여 처마를 길게 내밀고 건물의 장식성을 

높이는 방식을 두 개의 처마란 뜻으로 "겹처마"라 하고 부연이 없이 서까래만 있는 형태를 한 개의

처마란 "홑처마"라 한다. 


서까래 만 있으면 "홑처마"이고 서까래 위에 부연이란 부재를 얹으면 "곁처마"라 부른다.


대들보의 위치 (납도리와 익공)  

대들보가 놓이는 위치에 따라 건축물의 높낮이가 달라진다.


민가에서 펄쩍 뛰면 닿을 것 같은 대들보를 보다 궁궐의 정전이나 사찰의 대웅전 내부의 대들보

를 보고 있으면 한참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한다. 

대들보가 기둥과 직접 결합되는 방식 (납도리)과 기둥 위에 놓이는 방식 (익공)


가정집에서 대들보가 놓이는 위치는 두 가지 방식을 따른다.  기둥과 대들보가 직접 결합되는 

"민도리"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된 방식) 양식과 기둥 상부의 주두란 부재와 연결되는 "익공"

(고급주택)으로 익공은 민도리집에 비해 화려하고 장식적 효과가 높다.    


영양 이재오씨 댁(민도리)과 영천 신성일씨 댁(익공)의 구조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 (삼량과 오량)

도리의 개수는 집의 측면 폭에 따라 달라진다.


도리는 보와 연결되어 서까래를 받치는 기능으로 도리의 개수에 의해 구조를 말하기도 하는데 

도리가 3개면 삼량 구조 도리가 5개면 오량 구조, 7개면...(일반적으로 3~5량을 사용)


삼량과 오량구조 그리고 칠량구조


3,5,7의 차이는 숫자가 높아질수록 내부 공간이 넓어진다고 보면 된다.

서까래의 개수도 배로 늘어나게 되며 대들보의 길이도 늘어나게 되어 비용도 증가하게 

되지만 내부 장식면에서는 웅장하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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