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 쓰이는 나무들

오동나무를 심다

by 한옥을짓다


과거에도 딸 바보 아빠들이 많았나 보다. 아빠는 딸이 태어나면 앞마당에 오동나무를 심었다. 딸이 장성하여 시집을 가게 되면 해 줄 것이 없는 아빠는 앞마당에 심어 놓은 오동나무로 장을만들어 딸에게 선물 하였다. 그 장은 대를 물려 사용되고 다시 대를 물려 사용되었다.



소나무, 한옥을 지탱하는 나무


소나무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나무 중 하나다. 산과 들, 마을 어귀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오래전부터 우리 삶과 함께해온 존재다. 우리 땅에 자생하는 소나무는 금강송, 춘향목, 적송, 육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같은 소나무 종을 가리키며 그 이름은 자라는 지역이나 특징에 따라 구분해 부른 데서 비롯된다.


소나무는 접근성이 좋은 나무이지만 건축 자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대들보나 기둥처럼 큰 부재로 쓰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50년 이상 자라야 하며 천천히 자란 만큼 결이 치밀하고 강도가 우수하다. 특히 소나무는 일정한 힘이 가해졌을 때 쉽게 부러지지 않고 탄력 있게 휘어지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목재가 하중을 받을 때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켜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바로 이 점이 소나무가 전통 건축에서 널리 사용된 이유이기도 하다. 목재로서의 강도와 유연성 그리고 풍화에 강한 내구성까지 갖춘 소나무는 한옥을 지탱하는 든든한 뼈대가 되어왔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천천히 자란 이 나무는 오랜 세월을 견디며 우리 집을 지켜주는 존재가 되었다.


석재는 일정 이상의 무게에 부러지지만 목재는 탄력성을 갖는다.
대들보로 사용하기 위한 홍송


나무, 그 쓰임에 맞는 자리


한옥은 자연에서 온 재료들로 지어진다. 그중에서도 ‘나무’는 집의 뼈대를 이루고 숨결을 담으며 공간을 완성하는 중심 재료이다. 그러나 나무는 모두 같은 모습으로 쓰이지 않는다. 수종에 따라 성질에 따라 쓰임새에 따라 서로 다른 자리로 나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한옥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이다.

집을 지을 때 쓰이는 목재는 크게 구조재, 수장재, 창호재, 가구재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자리에 어울리는 나무가 따로 있고 그 이유는 나무마다 가진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동나무는 가볍고 뒤틀림이 적으며 성장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과거에는 악기나 장롱, 서랍 같은 가구재로 많이 사용되었고 실내 창호에도 자주 쓰였다. 오늘날은 기술의 발전으로 외부에는 단열에 강한 시스템 창호 내부에는 한식 창호를 덧대어 단열 성능과 전통의 멋을 동시에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구조재는 집의 뼈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기둥이나 대들보 같은 큰 부재에는 보통 육송(적송)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비용과 공급 여건에 따라 햄록(헴록송)이나 더글라스퍼 같은 외래 수종이 대체되기도 한다. 이들 수종은 구조적 문제는 없지만 나뭇결이나 색상의 차이로 인해 중요한 부재일수록 더 많은 고민이 따른다.

곧고 강한 직선을 가진 홍송이나 낙엽송은 도리처럼 길고 반듯해야 하는 부재에 적합하고 추녀나 서까래처럼 외부에 노출되면서 곡선의 힘을 받는 부재에는 일반적으로 기둥과 같은 수종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구조적인 면에서 수종 간의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같은 수종을 구하는 일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여건에 맞는 변형과 선택은 필수이다.

수장재는 문이나 창을 설치하기 전 그 틀을 구성하는 부재입니다.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자리인 만큼 이 부재에는 뒤틀림이 적고 비교적 연한 나무를 사용합니다. 홍송이 대표적이며 목재의 산지에 따라 러송(러시아산), 소송(소련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렇듯 나무는 그 자체로 기능도 다르고 쓰임새도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무는 단순히 ‘소비되는 재료’가 아닌 생명에서 온 존재이다. 우리는 종종 나무를 가구나 건축 자재처럼 잠깐 쓰고 버리는 물건으로 생각하지만 그 한 그루가 자라는 데는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생명이 오랜 시간을 거쳐 우리에게 온 자리를 그 성질에 맞게 잘 써주는 것. 그것이 자연을 존중하는 방식이며 우리가 한옥을 통해 이어가야 할 태도 아닐까 합니다. 나무는 그 성질에 따라 쓰임새를 달리하여 사용한다.


외부의 시스템 창호와 내부의 한식창호를 설치



구조재로 사용되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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