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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옥을짓다 Mar 04. 2021

서까래, 한옥을 멋스럽게 하다.

"황소바람"이 오가던 길

골바람의 길


 밖에서 안으로 이어진 서까래는 한 겨울 골바람이 다니는 길목으로 옛사람들의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황소바람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였으니 그 추위가 무시무시했나 보다.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를 진흙으로 막은 당골막이...  여름의 습기는 나무를 팽창시키고 겨울의 건조함은 나무를 수축하게 만들어 벽과 나무 사이에 작은 틈이 바람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었다.  바람이 드는 통로 아래 천장을 만들어 바람을 피하고자 했다.  


서까래와 서까래 사이 - 단골막이


한옥의 처마선은 추녀를 들어 올리다.


 한옥의 아름다운 처마선은 추녀에서 시작된다.  보통 사람들은 추녀가 휘어져 곡선을 이룬다 생각 하지만 고려말 지어진 봉정사 대웅전이나 부석사 무량수전의 추녀는 직선에 가깝다.  구조적인 이유는 뒤로하고 추녀가 위로 올려진 이유는 지붕의 무게가 무거워진 이유가 가장 크다.  허공에 두 팔을 벌려 서 있으면 점점 처지듯이 지붕도 서까래가 밖으로 길게 나와 있으면 처지게 마련이다.  지붕이 일정 시간 동안 처짐과 유지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적당한 높이가 현재의 모습이다.  인구증가는 땔감의 수요를 늘리고, 전쟁으로 산림은 황폐화 된다.  고려시기 개경의 산림이 민둥산이 많았단 기록은 잦은 벌목과 인구가 많은 도시라는 것을 감안 하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나무의 부족은 휘어진 나무를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붕의 처짐은 추녀를 들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나무의 부족은 휘어진 추녀를 만들었다.   


A - 추녀    /     B - 선자 서까래

선자 서까래


 한옥의 지붕 형태중 팔작지붕은 네 모서리에 45도로 추녀를 놓아 양옆으로 서까래를 붙여나가는 모양이 부챗살을 닮아 선자 서까래라 부른다.  추녀에서 아래쪽으로 긴 실을 띄우면 자연스러운 곡선이 새기는데 이것을 앙곡이라 한다.  이때 추녀를 45도로 길게 내밀면 안에서 밖 같으로 휘어지는 선이 생기는데 이것을 안 허리 곡이라 한다. 선자 서까래는 추녀를 도와 지붕의 선을 만드는 부재로 시선처리 (보여지는 위치)에 따라 건축물의 중요도에 따라 시공 방법을 달리 한다. 


C  -  앙곡  /   D  -  안허리 곡
선자 서까래  /  말굽 선자 서까래


평서까래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서까래를 평서까래라 하고 일정한 굵기로 다듬어진 원형이거나 껍질만 벗겨 사용한다. 관공서와 같이 사람들의 출입이 많거나 자신의 위치를 돋보이고자 할 때는 굵은 원형의 서까래를, 살림집에선 자연에서 얻은 편안한 느낌의 서까래를 사용하는데 요즘은 버려진 구옥을 구입해 예전 모습은 살리고 생활이 불편하지 않게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저렴한 시공비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상업적으로나 일반 가정집으로나 매력적이다.   예전에 알지 못했던 일반 가정의 자연스러운 서까래의 모습에.. 한옥이 꼭 대감님 댁처럼 으리으리하게 지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정식 집 (수막새) / 한옥 펜션(사진 출처 : 무렵)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


 다른 건축에 비해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의 길이가 허용하는 한 커다란 단일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의 길이는 한정적이어서 건물의 폭이 넓어질수록 한 개의 서까래로는 지붕을 이을 수 없게 된다.  대들보 위에 작은 들보(마룻보)를 올리고 도리라는 부재로 하여금 서까래와 서까래의 이음부를 받치게 하는데 이것을 오량 구조라 한다.  한옥에서는 서까래를 받치는 도리의 개수에 따라 삼량, 칠량, 구량? 구조라 말한다.  도리의 개수가 많아지면 건물 내부의 인테리어적 효과가 높아 가정의 거실이나 전시관 같은 곳에서는 별도의 천정을 설치하지 않고 서까래가 노출되게 하여 시공하기도 한다.


오량구조의 실제모습과 도면 ( 1 ~ 5 : 도리의 갯수 )


실수는 새로운 것을 만든다.  


 나라의 건축 일을 맡은 목수는 서까래 길이를 잘못 계산한 탓에 건물의 모양이 여자 아이에게 스포츠머리를 한 격이 되었다.  뒷일이 걱정된 목수는 몸져누워 버리고 시름하는 시아버지가 안타까운 며느리는 머리카락을 이어 붙이자는 제안을 하게 되면서 원형의 서까래 위에 사각의 서까래를 덧 붙이는 며느리서까래 부연 (婦椽)을 만들게 된다.  이 서까래는 두 개의 서까래가 겹친다 하여 겹처마라 하거나 곁에서 도와준다는 의미의 곁 처마라고도 하는데 한옥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부각하고 처마를 길게 내밀수 있어 비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어 고급스러운 건축물에 많이 사용된다.  일반 살림집에선 하나의 서까래를 길게 뽑아 사용하는데 이를 혼자 있다는 의미로 홑처마라 부른다.


A  -  며느리서까래   /   B  -  서까래  /  처마부분 (겹처마)



홈페이지 : https://dkswnsdk.mycafe24.com/


이전 11화 한옥, 외형보다 드러나지않은 내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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