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브런치에서의 첫 에세이 '오늘도 선택의 점을 이어갑니다'의 마지막화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쓰고 있는 이 에세이도 사실은 쓸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던 선택의 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전에도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글을 써왔었고 몇 번의 도전 끝에 브런치 작가를 승인받긴 했지만, 기획부터 프롤로그로 시작해 에필로그로 끝나는 브런치북 발행은 또 다른 차원의 작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일단 발행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고, 이 첫걸음의 발을 내딛지 않으면 힘들게 면허증만 따고 한 번도 운전해보지 못한 누군가의 장롱 운전면허증과 같은 신세가 될 테니까요.
그렇게 시작한 '오늘도 선택의 점을 이어갑니다'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발행했고 드디어 오늘 마지막 에필로그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막상 브런치북을 시작하니 처음 우려와는 달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감해 주셔서 글을 쓰는 내내 힘이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 글을 봐주시고 공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이 글들은 세 번의 공정을 통해 브런치북으로 탄생했습니다.
초고는 워드프로세서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일단 초고는 워드로 작업했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문장을 다듬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첫 번째 공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공정은 타 플랫폼에서의 연재였습니다.
브런치처럼 작가 승인을 받는 곳이 아니다 보니 하루에도 몇 천 개의 글들이 올라왔고, 그러다 보니 글 잘 쓰시는 분들만 모여있는 브런치에 비해 처음엔 부담감이 덜했죠.
저는 그곳에서 워드로 작성된 글들을 다시 한번 다듬어서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 글은 수많은 다른 작품들의 배경에 그쳤습니다. 공감은 둘째 치더라도 조회수 자체가 형편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제목도 바꿔보고, 소개글도 바꿔보고, 표지도 바꿔봤습니다. 하지만 처음 기획했던 작품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 노력은 별다른 결실을 맺지 못했죠.
잠깐 멘붕에 빠졌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블로그에 끄적거리는 글보다 낮은 반응을 받아들이긴 힘들었죠.
좌절감은 좋아하는 글쓰기 자체에 대한 회의감으로 점점 커져갔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그게 뭐라고.
마음을 다잡고 브런치북에 다시 도전합니다.
새롭게 기획하고 표지도 지난 사진첩을 뒤져서 몇 번을 바꿔가며 가장 적절해 보이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타 플랫폼에서 발행했던 글들은 뼈대만 남겨두고 새롭게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세 번째 공정을 거쳐서 지금의 브런치북을 시작했고, 발행하는 동안 다시 글 쓰는 재미를 회복하면서 에필로그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고 수정하고 싶은 에피소드도 있지만, 이번 브런치북 발행은 저에겐 의미가 큽니다.
브런치북 발행 대신 한 번의 도전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선택했다면 저는 얼마간 글을 쓰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좌절감 대신 선택한 새로운 도전 덕분에 저는 다시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지금은 '글감 복지 에세이'도 함께 발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택의 점을 이어갑니다'를 마무리 짓는 이 시점엔 또다른 새로운 에세이를 기획 중이고, 첫 번째 글인 프롤로그를 빠른 시일에 새롭게 발행할 예정입니다.
브런치북 발행이 재미있어졌으니까요.
앞서 언급했듯 이번 에세이는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글을 쓸까 말까 하는 가벼운 선택의 점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선택이 타 플랫폼에서의 도전으로 이어졌고, 기대감에 비례했던 큰 실망감은 글을 계속 쓸지 말지에 대한 새로운 선택지를 저에게 던져줬습니다. 앞서 제가 선택한 것의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저는 다시 브런치북의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선택은 과정을 잇는 점의 일부니까요. 그리고 저는 독자 여러분들 덕분에 다시 글쓰기의 재미를 회복했습니다. 물론 목표로 하는 길까지는 여전히 멀고 험하겠지만 저는 믿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하루하루 선택의 점들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정식 출판 작가의 점에 닿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에세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의 선택은 우리가 우려하는 것보다 엄청나게 대단하거나 중요한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오히려 선택 그 자체보다는 그 이후에 얼마나 그 선택에 충실하며 노력했는지 그리고 혹시라도 그 선택의 결과가 우리가 원하고 예상했던 것과 다를 때, 그저 좌절하고 과거의 자신을 원망만 할지 아니면 그 경험에서 다음 선택에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찾을지. 이 순간의 선택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보다 더 최악은 지레 겁먹고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아서 그러한 경험을, 그러한 선택을 할 다음 기회조차 마주하지 못하는 거겠죠.
그러니까, 여러분.
제 브런치북을 선택해 주신 여러분.
선택 앞에 너무 겁먹고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여러분의 마음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경험하세요.
인생은 선택의 점들로 이어진 선과 같으니까요.
많이 선택하고 많이 경험할수록 선택은 더 아름다운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공간이 되어 여러분들의 삶을 풍성하게 채우며 빛나게 할 거예요.
내일은 또 어떤 선택의 점을 만나게 될까요? 그리고 그 선택은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안겨줄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설레지 않으세요?
비록 우리들이 선택한 어제는 미흡했더라도 내일의 선택은 조금 더 찬란하게 빛나길 바라면서.
'오늘도 선택의 점을 이어갑니다' 에세이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