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지형의 첫인상은 ‘거대한 대륙’과 같았다. 2025년 7월 4일 금요일 11시 55분, OZ567은 GSC강남포럼 회원 28명을 ‘칭기즈 칸 인터내셔널공항’에 내려주었다. ‘황량한 들판에 국제공항이 있네’라는 혼자 말과 함께 일행을 태운 버스는 울란바토르를 향하여 출발했다. 공항에서 수도까지는 고속도로로 이동해도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한다. 중간에 우리의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도 없단다. 버스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지만 아주 저속으로 주행한다. 시속 40~50km 정도 되는 것 같다. 도로포장상태가 나빠서, 노면이 고르지 못해 달릴 수도 없다. 그래도 ‘인도의 고속도로보다는 빠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버스는 어떤 게르(Ger)모양의 식당 앞에서 멈췄다. 공항을 출발한 지 1시간에 만이다. 여기서 중식을 하고 수도의 캠핀스키호텔을 향해 출발한단다.
공항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필자는 줄곧 차장 밖을 응시했다. 원래 낯선 곳을 가면 차장밖을 바라보며 경치를 구경하곤 하지만, 좌우 차장을 번갈아 보면서 감탄하기는 처음이다. 몽골의 광활함과 고요함이 신기롭게 느껴졌다. 오는 길에 몇몇 게르나 양과 말 같은 짐승들은 더러 봤다. 그러나 건물이나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몽골은 300만 명의 인구와 3천만 마리의 양이 공존하는 곳이라니 사람 보기 드문 것이 이상할 리 없다. 그걸 감안해도 몽골은 정말 거대한 대륙이다. 몽골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 몽골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면적으로는 몽골을 압도하는 미국과 중국, 호주에서 느낀 대륙과는 사뭇 달랐다. 엉성한 포장도로가 간간이 보일 뿐, 지면은 대부분 흙으로 덮여있다. 흙의 중간중간에 듬성듬성 키가 아주 낮은 풀이 어우러져 초지를 형성하고 있을 뿐이다. 지표면을 따라간 필자의 시선 끝에 산이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몽골국기와 텅 빈 게양대가 나란히 서 있고 아무것도 없다. 저 멀리 지평선까지 중간에 거칠 것이 없다. 지평선 끝은 하늘과 맞물린 듯 맞닿아 있다. 반대쪽 풍경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지평선 끝과 반대쪽 지평선 끝이 연결된 하늘은 끊김이 없었다. 하늘은 재봉선 같은 것도 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손오공이 탔음 직한 움직이지 않는 커다란 구름은 있으나 하늘색은 대체로 푸르다. 대륙을 덮은 거대한 지붕 같은 모습이다.
필자의 눈에 보이는 양지평선을 이은 이 하늘이 몽골대륙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도대체 몽골에는 이렇게 웅장하고 거대한 하늘이 또 얼마나 많이 있을지 모른다. 몽골의 크기가 한반도의 7배라고 하니 그 숫자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몽골에 비하면 면적도 작지만 국토의 70%가 산지로 되어 있다. 지평선은 주로 산능선이고 그 반대편 또한 그렇다. 그래서 우리의 하늘은 거의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산촌에서 자란 필자에겐 그런 하늘의 모습이 친숙하다. 도회지에 살 때도 건물에 가려 하늘이 온전하게 다 보이는 경우가 드물다. 북한산이나 대청봉에 오른 경우를 빼고는 늘 그랬다.
그런데 몽골에서 제대로 된 커다란 하늘을 처음으로 보고 있다. 이 하늘은 단순한 하늘이 아니다. 거대한 푸른 덮개의 형상이다. 몽골의 지면을 이런 푸른 지붕이 덮고 있으니 강수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문이 들었다. 저 많은 양과 말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초지 위에 산다던 몽골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직 칭키즈 칸의 후예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황량한 땅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