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영글지 않은 마음
탐하지 마세요
기다림도 사랑임을
이제야 깨달았어요
서리할 수 없는 시간 / 김경화
어릴 적 서리 한두 번 해 봤을 시간이 있었다.
얼마 전 논산으로 디카시 캠프를 다녀왔다
토마토 한 개 서리해서 먹었는데 가지에서 바로 따서 먹는 맛은 참말로 좋았다.
물론 캠프 안에 있는 밭이었다
시니어가 된 나이에도 토마토 한 개로 까르르까르르 넘어갈 수 있었다
그 마음에는 시심이 있기 때문이겠지 ㅎㅎ
다음날 한바탕 폭우가 쏟아졌고
꼬끼오하고 울어대는 닭님 덕분에 ㅋㅋ 서울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아침을 깨우는 소리에 산책을 나섰다.
그리고 발견한 아직 익으려면 한 계절을 지나야 할 것 같은
감나무를 만났다.
서리하고 싶어도 서리할 수 없는 감을 보면서
사랑도 그렇다는 생각에 와 닿았다.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상대에게 열지 않은 마음을 강제로 탐한다고
사랑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디카시는 이렇게 사물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에 사진을 찍고
그 순간에 다가오는 감정을 5행 이내로 적는 시다.
사진을 설명하면 사진시가 되지만 그 너머의 의미를 찾았을 때
비로소 디카시가 된다.
디카시창작지도사 1급 과정 졸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정보대학교 평생교육원과 한국디카시인협회가 MOU를 맺고 시작되었던 수업이
1기 졸업이라는 감사한 출발선 위에 서게 되었다.
디카시 한 편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많이도 왔다.
디카시를 사랑하게 된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