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헌 간호윤 Oct 15. 2021

<교회오빠>를 보고


<교회 오빠>       

 <교회오빠>/ 감독: 이호경, 출연:이관희, 오은주, 이소연/개봉:2019. 05. 16.


“하나님, 저희 가정 이러다 다 죽게 생겼습니다. 주님 살려주세요…”


딸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 들려온 남편의 4기 대장암 소식,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자살, 항암치료가 종료된 지 일주일도 채 안되어 알게 된 아내의 4기 혈액암… 잠시도 숨 쉴 틈 없이 밀려오는 고난에 부부는 깊은 탄식과 함께 기도로 매달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다.


“내 안의 나는 죽고 오직 예수님만 사는 삶…”


마치 ‘욥’과도 같은 인생. 이해할 수조차 없는 기막힌 상황에도 남편 이관희는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절대로 ‘주님’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그는 무엇을 바라보았을까. 어떻게 그런 고백을 할 수 있었을까.


하루라도 더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쳐갔던 이관희 집사!

2020년, 그가 보여준 순전한 믿음을 통해 다시 삶의 희망을 만난다!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이 영화(다큐멘터리인지 모르고 본 것이 실수였다)를 보지 않았다. 별 다섯, 완벽에 가까운 영화인 줄만 알았다. 누구나 죽음을 맞지만 암이라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 그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울지 마 톤즈>,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생에서 사로 넘어가는 다큐멘터리를 이전에도 보았다. 하지만 이 <교회오빠>처럼 처절하지는 않았다. 


그 온몸을 덮은 암과 투쟁, 거친 호흡, 괴로운 모습 속에서 간절히 찾는 주님! ‘그렇게 온몸으로 부르짖는데 주님은 어디 계시는 걸까? 아니, 계시기는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조차 말랐다.


나는 비 종교인이다. 굳이 가르자면 유학자에 가깝다. 그래 이해를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다큐멘터리)보여주고자 한 것이 무엇일까?'를. 그 고통의 극한과 절명의 순간까지 피사체를 집요하게 따라잡는 카메라의 앵글이, 한겨울 얼음장만큼이나 차디찼을 뿐이다. 


이 다큐멘터리에 관객들의 평점은 별 다섯, 참 세상은 내 생각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나는, 나이 겨우 40에 이승을 등진 저 '교회오빠'에게 “삼가 명복을 빕니다”는 말조차 적기가 참 미안하다. "미안합니다!"




이전 08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