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어떤 곳이며, 군 복무 간 견지할 마음가짐에 대한 고찰
"전역자 A : 00아 너 군대 가면 철든다."
"입대 예정자 B : 에이, 제 나이가 몇 인 대요. 다 컸어요!"
"전역자 A : 아니 군대 가면 '철' 든다고."
위 대화는 사리분별하는 힘이 생긴다는 철들다와 고철
따위를 드는 철 든다의 음운의 유사성을 통한 언어유희다.
입대 전 기대하는 군대의 모습과 입대 후 현실의 간극에서
기인한 일종의 블랙유머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런 간극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의 성인 남성 대부분은 의무복무를 하지만
정작 군대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표준국어사전에 따르면 군대란
'일정한 규율과 질서를 가지고 조직된 군인의 집단.'이다.
여기서 더 면밀하게 알아보려면 우리는 헌법과 법률을
살펴봐야 한다.
군대가 어떤 규율과 질서를 통해 조직되었는지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헌법 제5조 ②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헌법 제74조 ② 국군의 조직과 편성은 법률로 정한다.
헌법은 국가의 통치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다.
헌법은 한 국가의 실정법 체계 속에서 최고의 단계에
위치하는 규범이라는 점에서 최고 규범성을 가진다.
그런 헌법에서 국군의 사명을 성문화 하였다.
그것도 무려 제5조, 신성하다는 표현과 함께
다른 가치들보다 앞서 기술되었다.
헌법에서 국군의 운용에 관련한 세부사항을 모두 다룰 수
없어서 국가는 '국군조직법'이라는 법률을 제정하였다.
국군조직법은 국군의 조직과 편성의
대강(大綱)을 규정한 법률이다. (법률 제10821호)
위 법률에 의거 대한민국의 국군은 육군, 해군
및 공군으로 조직하며, 해군에 해병대를 둔다.
마찬가지로 법률로써 군 운용에 관한 세부적인
모든 사항을 전부 기술할 수 없기에,
각 군은 규정을 제정하고, 또 예하 부대는
(군단, 사단급) 부대 예규를 작성한다.
헌법에서부터 예규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규율과 질서를 통해 조직된 집단이 바로 군대다.
사실 의무복무를 하는 병의 입장에서
군대의 조직과 편성에 대해 모두 아는 것은 어렵다.
또한 병은 대부분을 대대급 이하 제대에서 근무하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군 생활 기간 동안
위와 같은 물음을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가 없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철' 드는 경우가 더 피부에 밀접하게 와 닿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모든 군인은 직책에 맞는 화기를(火器) 부여받는다.
군대 가면 '철' 든다는 말은 꼭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철' 드는 것과 동시에
군 복무를 통해서 '철들기'를 바라지 않는가?!
이에 필자는 미래에 군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군대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정확하게 알고
입대한다면 복무하는 기간 동안 더 보람되고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비단 의무 복무하는 병사뿐 아니라
장교 및 부사관 모든 신분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조금 더 자세히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헌법에서
명시한 국군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대한민국 국방부는 국방정책기조로
1. 외부의 군사적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 보위
2. 평화통일을 뒷받침
3. 지역안정과 세계평화에 기여
위 세 가지 사항을 정했다.
그리고 육군은 위 국방정책기조를 수행하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사항을 목표로 삼았다.
대한민국 육군은 국가방위 중심군으로서
1. 전쟁억제에 기여한다.
2. 지상전에서 승리한다.
3. 국민편익을 지원한다.
4. 정예강군을 육성한다.
*위 내용은 국방부, 육군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육군의 각 예하 부대들은
상급부대의 임무수행과 본인의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
각 제대별 목표를 세우고 수행하는 절차를 갖는다.
보안상 자세히 밝힐 수 없으나,
각급 부대에서 생성한 비밀에 전, 평시 임무수행을 위해
부대와 개인의 임무를 기술되어 있다.
즉 군대에서 군인이 하는 모든 일은 부대와 개인에게
부여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군대는 유사시 상황에 대비해 교육훈련을 통해서
전투를 준비를 하는 것이 기본임무가 된다.
하지만 국민편익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각종 위기상황에서 군은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다.
코로나 19확산세가 한창이던 작년 3월 초
국군 간호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신임 간호장교 75명은
임관과 동시에 코로나 19 최전선 대구로 투입되었다.
막 임관한 초임장교는 각군 교육기관에서
소정의 보수교육을 받고 본인의 발령지로 향한다.
그런데 전염병의 위험이 증가하는 국가위기 상황 속에서
통상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최일선의 현장으로
투입되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군대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 뿐만 아니라 태풍, 제설, 수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거나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질병이 창궐해도
군은 국가를 위해 언제든지 쓰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군 복무기간 동안 위와 같이 군대의 존재 목적과
군대가 운영되는 메커니즘을 알고 있다면
모든 일에서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위 사진은 국군 간호사관학교 3학년 생도들이 코로나 19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간호 임무 수행을 위해
개인보호구 착용법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 국방일보 '20.12.18. 기사
"간호사관생도, 코로나 19 차단 전선으로"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라고 했다.
1분이 10년 같은 군인들에게 친구들이
'위로차' 으레 하는 말이다.
소중한 인생의 황금기에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른 채
허비한다면, 이는 개인 및 국가 차원의 큰 손해다.
필자의 아버지는 30개월,
소대장 시절 소대원들은 21개월
그리고 중대장 시절 중대원들은 18개월 동안
의무복무를 하였다.다양한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군 복무기간의 조정이 있었다.
하지만 군대가 수호하고 추구해야 할 헌법적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 군대는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라는
숭고한 임무를 완수하는 집단이다.
이런 생각을 가슴 깊게 새기고 군 복무를 한다면
정말로 '철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표지 배경 출처 : 육군 이야기 아미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