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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ade Not Born 05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

어떻게 훈련을 계획하고 시행하는가?

by CalmBeforeStorm

훈련이라는 말을 군대보다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은 없다.

군대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훈련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먼저 우리가 군대에서 받았던 훈련을 떠올려보자.

누구는 육군훈련소나 각 사단의 신교대에서 처음으로

받았던 신병훈련을 떠올릴 것이다.

또는 자대에서 받았던 혹한기와 유격훈련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이도 있다. 아, 이런 전역해도 끝이 아니다.

전역 후 일정기간은 예비군 훈련도 참가해야 한다.


이렇게 군대에는 다양한 훈련들이 있다.

군인이 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또 막상 실제로

이를 수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인 것도 사실이다.

오죽하면 "너는 왜 이렇게 훈련이 많은 기간에

부대에 와서 혹한기 훈련을 두 번 뛰고 가네 ㅎㅎ"

라며 전입신병을 놀리는 선임도 있겠는가.


"군대에 훈련 뭐 대충 하는 거 아니야?"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지, 나 때는 더 힘든

훈련도 했는데" (또는 훈련이 훨씬 더 많았는데 등)

필자도 가끔씩 주변인들에게 이런 말들을 듣는다.

가장 힘든 부대는 자기가 나온 부대라는 말이 있다.

안 힘든 부대나 훈련이 어디에 있겠는가?

훈련을 계획 및 준비하는 단계에서 우선 고려사항은

훈련이 얼마나 '힘든가'가 아닌 얼마나 '효과적인가'다.

허나 부여된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은

통상 힘들기 마련이다. 이는 군대에서의 훈련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라는 극한의 상황을

기본으로 염두하기 때문이다.

부하들을 힘들게 만들려고 훈련을 시키는 지휘관은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다.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다.


모든 훈련에는 많은 예산과 인력 그리고 장비가 동원된다.

이런 훈련을 대충 할 수 없다. 더욱이 대부분의 훈련에는

평가가 뒤따르며, 지휘관 및 참모의 인사고과에 반영이

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대충 할 수 있을까.

그러면 군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계획하고 시행하는가?

군대에서 훈련을 이야기하려면 빠질 수 없는 개념이 있다.

바로 교육훈련이라는 개념이다. 이제 그 의미를 살펴보자.


먼저 교육이란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중 일반교육은 사회 구성원으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 내용을 다룬다. 가령 국가의 의무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제반 지식들 따위가 해당된다.

반면 전문교육은 특정한 일과 직업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거나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바로 교육훈련이 군대에서의 전문교육에 해당한다.

그리고 훈련은 일정한 목표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제적 교육 활동을 말한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법률 제16584호)

에서 제시하는 교육훈련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교육훈련은 전투력 배양의 필수요소로서 그 목적은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개인 및 부대를 육성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군인은 투철한 국가관과 확고한 사상무장을

바탕으로 군인정신을 기르고,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히며 필승의 전기전술 (戰技戰術)을 연마하고

강인한 체력을 단련하며, 부대 훈련에 힘써야 한다.'


교육이 배우는 것이면, 훈련은 행동으로 숙달하는 것이다.

군에서 받았던 훈련과 군에서 습득한 지식은(교육) 이런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면 군에서의 교육훈련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를 알아보려면 먼저 지난 글에서

언급한 군이 존재하는 목적을 상기해야 한다.

군은 '국가를 방위하기 위해 존재한다.' (What & Why)

그러면 군은 어떻게 임무를 수행하는 하는가? (How to)

'어떻게'의 핵심은 전투력의 육성과 운용에 있다.

전투력은 쉽게 말하면 싸워서 이기기 위한 능력을 말하며,

크게 유형적 전투력과 무형적 전투력이 있다.

유형적 전투력 : 무기체계, 병력, 부대, 장비 등

무형적 전투력 : 교육훈련, 리더십, 정신교육 등


좋은 무기를 가져도 그것을 적재적소에 운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전투력의 강약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군 구성원인 각개 군인들에 대한 교육훈련이다.

교육훈련은 유무형의 전투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교육훈련의 목표는 적과 싸워 이기는 전투원

및 부대를 육성하는 것이다. 신분에 따른 중점은

병 : 강인한 체력과 숙련된 전투기술을 갖춘 전사

간부 : 문제를 해결하고 리더십을 갖춘 전투전문가

이며, 위와 같은 전투원 육성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설정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육군은 다양한 수행개념을 제시한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가 '임무에 기초한 교육훈련'이다.

임무에 기초한 훈련이란, 부대와 개인에게 부여된 현재의

임무와 장차 예상되는 임무를 분석하여 필수적인 훈련을

위주로 실시하여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각급 부대는 평소에 과업 목록을 작성하고

전,평시의 임무를 고려하여 작전계획을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훈련 과업 및 과제를 선정한다.

위 과정에서 선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훈련이 이루어진다.

이렇듯 임무에 기초한 교육훈련을 통해서 육군은

'싸우는 방법대로 평가하고, 평가하는 방법대로 훈련'하는

체계적인 교육훈련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


모든 재화는 한정되어서 사람들은 가장 최선의 선택을

통해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의사결정을 한다.

마찬가지로 전, 평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대의 훈련은

더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해서 실시해야 한다.

나아가서 사후 강평으로 훈련 간 발생한 과오를 분석하고

다음 훈련 전 미흡점을 보완하는 피드백도 필요하다.

어떻게 최고의 훈련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군의 교육훈련 체계를 갖춰왔다.


"시 비스 파켐, 파라 벨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라틴어: Si vis pacem, para bellum)

- 푸블리우스 베게티우스 (고대 로마의 전략가)


국방비 50조 시대, 아무리 좋은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어도 교육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고철에 불구하고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

누군가 평화를 논해도 군인은 언제나

Fight-Tonight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표지 배경 출처 : 국방일보 '21.2.21.>

강하게 더 강하게 정예 사관생도 자질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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