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man targeting
광고 기획 시작점은 언제나 명확한 타겟이다. ‘20대 직장인’, ‘신혼부부’처럼 집합명사로 정의하면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가 달라 아이디어 방향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나는 한 사람을 설정하는 방법, ‘One man Targeting’을 제안한다.
한 번은 회의실에 앉아 ‘30대 직장인’을 타겟으로 정했을 때였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 머릿속에 업무에 치인 회사원의 모습을 그렸지만, 막상 아이디어를 내려고 보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샐러리맨부터 점심시간마다 카페로 나가는 직장인, 운동에 미쳐 있는 30대까지 떠오르는 이미지가 제각각이었다. ‘30대 직장인’이라는 말은 금세 따뜻한 커피처럼 애매하게 퍼져버렸다. 나는 그때 타겟으로 일반인 ‘김석준’을 떠올렸었다. 김석준 님은 내 옆자리 선배였다. 눈 반쯤 감긴 채 천천히 커피를 들이켜고, 가끔씩 웃음소리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그는 나에겐 생생한 한 사람이고, 그를 생각하고 30대 직장인이란 타겟을 설정했지만, 회의실의 다른 누구에게도 전혀 와닿지 않았다. 만약 모두가 아는 한 사람을 타겟으로 설정할 수 있다면 훨씬 구체적으로 설정이 될 텐데 실제로는 아무도 그의 얼굴을 떠올릴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One man Targeting’이 시작된다. 연예인, 운동선수, 드라마 캐릭터처럼 모두가 아는 이름을 택하는 것이다.
나는 유재석 씨를 정말 좋아한다. 그가 주는 웃음과 따뜻함부터 삶의 자세, 배려 등 모든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단언하는데 타겟팅에선 유재석보다 김구라가 좋다.
'이번 광고 타겟은 유재석'이라고 하면 그의 친절하고 따뜻한 이미지부터 위트 있는 모습, 말 잘하는 모습 등 다양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재미? 배려? 유머? 아이러니하게도 가진 게 너무 많아서 어떤 의미인지를 눈치채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이번 광고 타겟은 김구라'라고 선언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솔직함’, ‘돌직구’, ‘날카로움’ 같은 한 방향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한꺼번에 떠오른다. 별도 설명 없이도 회의실의 모든 구성원들은 김구라 필터를 통해 타겟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흔들림 없이 뚜렷한 방향을 가진다.
“이번 광고 타겟은 유재석이다.”
재미인지, 배려인지, 친근함인지—해석이 제각각이다.
“이번 광고 타겟은 김구라이다.”
날카롭고 솔직한 이미지가 즉시 떠오른다. 별도 설명이 필요 없다.
이 방식을 실천하려면 다음 세 단계를 따른다.
1. 친숙한 인물 선택 : 회의 참석자 모두가 이름과 성향을 아는 인물을 고른다.
2. 핵심 특성 추출 : 전형적인 모습을 가진 인물을 선택해서 이름만 들어도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3. 기획 방향에 최대한 활용 : 타겟팅을 대표한 한 인물의 이미지를 솔루션까지 활용한다.
타겟팅으로 김구라를 지정 필터를 썼다면 다음과 같이 된다.
공유된 상상 : ‘김석준’을 대봐야 아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김구라’라고 하면 특유의 목소리와 날카로운 입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집중된 메시지 : 특정 페르소나를 정하면 그 사람이 상징하는 타겟의 이미지가 명확해진다.
일관된 방향성 : 도출되는 솔루션을 ‘김구라’ 필터로 빠르게 설득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청률 높은 미니시리즈에 올인했지만, 이제는 한 사람의 디지털 궤적을 분석해야 한다. 유튜브 구독, SNS 해시태그,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노출 위치까지 그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예전에는 '우리 타겟이 어디에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타겟에게 최대한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1순위였다.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이 2030에게 엄청난 시청률을 보였을 당시, 여기에 광고를 하려고 정말 노력했다. 미니시리즈 하나가 갑자기 성공하면 미니시리즈 16부작에 광고를 넣으려고 매체 바이어와 함께 노력했다. 시청률이 높다는 건, 우리 타겟에게 노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뜻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타겟이 아닌 사람에게 노출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잘못된 미디어 기획이라고 착각을 한다. 타겟들만 광고를 봐야 광고비를 쓰는 의미가 있다고 광고주들은 생각한다. 'Echo Chamber Effect'—관심사 기반 알고리즘이 선호 콘텐츠만 반복 추천하는 현상—덕분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니 광고도 타겟만 골라 노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짙어졌다.
그러나 당신이 ‘한 사람’을 정확히 설정했다면, 이 편향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 한 사람이 어떤 것들을 보고 즐기고 생활하는지, 너무나도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One man Targeting’, 한 사람을 정확히 설정하는 순간, 전달해야 하는 타겟과 메시지 설계, 매체 집행의 모든 결정이 명확해진다. 타겟의 관심사와 행동 경로를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고, 예측 가능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음 캠페인 기획에서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사람’을 타겟의 축으로 삼아 전개해 보라. 일관성 있게 연결하는 것, 이것이 효과적인 광고 기획의 본질이다.
"If you try to reach everyone, you end up reaching no one."
“모두에게 다가가려 하면, 결국 누구에게도 다가가지 못한다.”
- Seth Go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