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국일보 <여성의 창>
1. 1980년대 중학생 시절로 기억한다.
카톨릭 수녀님이셨던 막내 고모께서
선물해주신 한권의 책,
"시와 시인의 말" 이란 책이다.
(검색해보니 이미 절판된 지 오래라고 한다)
만해 한 용운 으로부터
미당 서 정주를 비롯한 30여명의 한국 시인들의 작품과,
시인들이 그 시를 쓰게 된 배경이나 사건들을
직접 써내려 간 수필글들의 모음집이었다.
책이 귀했던 환경에서 그 책이 닳고 닳고록 읽어댔다.
지금 다시 그 책을 구할 수만 있다면
비싸게라도 구입할 용의가 있다.
아마 그때부터 시나 산문 한 편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그 느낌과 확신을 한 톨 씨앗처럼
마음 속 깊이 품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출처 : yes24.com>
2. 미주한국일보의 여성의 창 코너,
내게는 일상의 규칙적인 글쓰기 파워를
느끼게 해준 고마운 코너이다.
글쓰기를 잊고 살았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2019년 여름 담당자에게 먼저 이메일을 보냈었고,
그해 8월 첫 목요일부터 13주 동안
미주한국일보 연재를 하게 되었다.
담당자의 주의사항은
글자수 일정 제한/사진첨부 금지/
정치,종교 등 논란의 주제 금지 등등이었다.
근 3달 간을 매주 글쓰기 훈련을 거치다시피
나름 치열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공개된 지면에
나만의 글을 펼쳐보인다는 건 책임감도 뒤따라야 했다.
2021년 연초에 담당자에게서 다시 한번 제의가 왔고,
이미 그 맛을 본 사람으로 역시나 즐겁게 13주를 보냈다.
이제 시간이 흘러 미주한국일보 지면상
북가주의 여성 한인들을 위한 글 공간은 없어졌으나
그 때의 그 마음을 되살리며
글자수 제한으로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까지
매주 소소하게 다듬어 다시 올려보고자 한다.
나의 글쓰기 여정에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