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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삶의 도전

2019/8/15 발표

by 고요한밤

어느덧 한국서 태어나 생활한 햇수보다

해외에서 지낸 햇수의 크기가 더 커져가기 시작했다.

20대의 어린 새댁은 꺼벙하기 그지없는

50대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나의 하나뿐인 아이는 20대 청년으로 쑥 자라났고

이제는 굳이 나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될 만큼

본인이 앞가림하며 살고 있어 보인다.

이토록 식구대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기까지

다사다난한 세월 속에서 많은 파도를 넘나들었다.


유럽-아시아-미국,

대륙과 나라를 이동하는 국제 이사부터 시작하여

국내 이사도 여러 번 거치면서

그때마다 거쳐야 하는 이별의 감정.

그 감정들에 순응하며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게 번번이 힘들었다.

대형 컨테이너나 트럭에 실린 이삿짐 박스들 크기만큼이나

가슴속에 큰 구멍이 뚫려있는 듯한 공허감이 몰아쳤다.

그래서 지금 사는 이곳에 오면서 최종 선언을 했다.

"한동안 이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심을 했건만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건강이 어떻게 허락해 줄지 모르기에

그저 하루하루 즐겁게 쌓아나가자는 모토로 살기로 했다.


마지막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바로 지금'과 '바로 여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길

2025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고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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