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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큐레이터 에드가 Dec 29. 2022

읽기는 싫지만 글은 잘 쓰고 싶어요

글쓰기에 왕도가 있을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가 내게 묻는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을 해줄 수 없었다. 왜냐면..... 나도 글을 못쓰기 때문이다. 글을 꾸준히 쓰고 있지만 잘 쓰지 못한다. 재능의 부재인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도 답을 해주고 싶었다. 주변에 글 잘 쓰는 사람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시인을 찾아가 묻기도,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를 찾아가 묻기도, 글 쓰기가 내 삶이다라고 하는 사람을 찾아가 묻기도. 다들 하나의 입으로 말했다.  "많이 읽고 많이 쓰세요" 였다. 


남들이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을 쓰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이 쓴 글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첫째는 텍스트 독해, 둘째는 텍스트 요약, 셋째는 사유와 토론이다. 논리적 글쓰기의 첫걸음인 텍스트 요약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해야 효과가 있다. 자기 글을 자연스레 남에게 보여주게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 평가받는 것이 싫어서 혼자 움켜쥐고 있으면 글이 늘지 않는다.” 

<유시민 글쓰기 특강 중에서> 


내게 질문을 했던 사람을 찾아갔다.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는데요. 글을 많이 쓰는 분들에 말로는 다독과 다작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왕도가 없다고 해요. 


"저는 많이는 쓸 수 있는데 많이 읽기는 어려워요" 또 내게 고민을 던졌다.

"아 그럼 어떡하죠? 제가 다른 길은 있는지 다시 찾아볼까요?" 그는 고개를 조심히 끄덕였다. 


우리는 눈앞에 정답이 놓여 있어도 더 좋은 답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시간을 낭비하고는 한다. 나도 그랬다.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방법에 매달렸던 적이 있다. 그런 이유로 글쓰기 작법서를 20권 넘게 읽었다. 물론, 작법서를 읽었던 시간이 헛되지는 않았다.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작법서도 한계는 있었다. 작법서를 통달한다고 해도 결국은 읽고 써야 했다. 


다시 또 그를 만났다.

"방법이 없네요 많이 읽고 쓰는 수밖에"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더 이상 다른 길이 없음을 알리기 위해 전 보다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꾸준히 읽고 쓰다 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8년. 아직도 제자리걸음 같다. 한 걸음 내디뎠나? 싶다가도 다시 두 걸음 후퇴. 오? 나 좀 쓰는 거 같다가도, 몇 일뒤 읽어보면 엉망진창. 글 쓰기만큼 실력이 늘지 않는 영역도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쓰고 있다. 내게 묻는다. 왜 그렇게 실력도 늘지도 않는데 꾸준히 쓰려고 하는거야? 나는 답한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워낙 많아 입으로 표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면 입 주위에 근육들이 모두 지쳐 나가 떨어져 버릴지 몰라 입 주위 근육을 위해서라도 나는 써야만해" 


오늘도 열 손가락을 부단히 움직여 글을 쓴다. 글쓰기에 왕도는 없지만 그래도 꿀팁하나는 있다. 다독다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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