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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유니 Dec 05. 2024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인 가자미살 튀김

GOUJONNETTES DE SOLE, SAUCE TARTARE

첫눈이 정말 많이도 내렸다. 요즘 날씨를 보면 적당히가 없는 듯하다. 수북이 쌓인 눈밭에 아이와 강아지가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 누가 강아지인지 모를 정도다. 나 역시 어릴 때는 눈 오는 게 정말 좋았는데 이제는 눈만 오면 걱정이 앞서는 어른이 되었다. (나도 어린이면 눈 좋아할 수 있다고!!)

 

눈도 오고 추운 계절이 되었으니 다들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바로 김장 시즌이 돌아왔다.


아직까지 시골에서는 온 가족이 모여 김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도시에서는 과연 김장을 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아마 대부분 김치를 사 먹을 것이다. 나 역시 시골에 살지만 거의 김치를 사 먹는다.


대부분 그렇듯이 마트나 인터넷에서 각종 김치를 쉽고 편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힘들게 김장을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사 먹다 보니 생각보다 골라 먹는 재미가 은근히 있다. 최근에 고수가 들어간 김치가 특이해서  사서 먹어봤다. 분명 맛있다고 리뷰에 적혀 있었는데 정작 맛이 왜 이러지? 고수를 좋아하지만 김치랑은 잘 어울리지 않았다. 구매 정보에 좋은 리뷰만 있다면 꼭 의심해 보자. (여러 방식으로 요리해서 먹어봤는데도 맛이 없었다.)


김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뭘까? 아마도 김장이 끝난 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밥 먹는 모습이 떠오를 거다. 칼칼한 김치 속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수육과 싱싱한 굴의 조합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거기에 원한 막걸리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로 김장으로 뭉친 피로를 한 번에 풀어버릴 수 있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내가 사는 시골은 집집마다 김장을 하고 있어 다양한 김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운 김치, 젓갈향이 가득한 김치, 슴슴한 김치 등 집마다 선호하는 김치가 참으로 다양하다.


참고로 난 겉절이처럼 갓 만든 김치를 좋아하지만 갓김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라임 미쳤다! 래퍼를 꿈꿨는데 진즉 포기하길 잘했다.)


김치말할 필요 없는 최고의 반찬이자 요리의 재료이자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인정? 어 인정!)


김치에 대한 예찬을 했으니 이제 프랑스 요리 예찬을 시작해 보자.


이번 15번째 요리 수업은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인 가자미살 튀김이다.


요리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자미살을 튀겨서 타르타르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흔히 생선가스와 타르타르소스의 조합은 워낙 유명해서 다들 아는 맛 일거다.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고 프랑스판 튀김요리는 어떨지 알아보자.


이번 요리에서 구조네트 모양으로 튀김을 하는데 구조네트란 프랑스 빙어를 닮은 작은 생선을 가리킨다.


요리에 앞서 재료에 대해서 알아보자.


주재료 

가자미, 밀가루, 빵가루, 우유, 달걀, 레몬, 파슬리, 소금, 식용유, 올리브오일


소스 재료

마요네즈, 다진 케이퍼, 다진 피클, 다진 양파, 다진 딜, 파슬리 가루, 다진 삶은 달걀


재료는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어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튀김 요리라 자칫 느끼할 수 있으니 맥주도 구입하자. (마트에 있는 술 코너는 지나칠 수가 없다. 난 참새인가?)


이제 맥주에 어울릴 안주(?)를 만들어 보자.

가자미살을 가늘고 길게 썰어준다. 우유에 담갔다가 밀가루를 충분히 묻혀준다. 그리고는 올리브오일을 넣은 달걀물에 담근 다음 빵가루를 골고루 묻혀준다.

그리고 가자미살을 굴려가며 구조네트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이제 식용유에 넣고 먹음직스러운 갈색이 날 때까지 튀겨준다. 튀김을 꺼내고 소금을 뿌려 간을 해주면 튀김 완성이다.


튀김과 곁들여 먹을 소스를 만들어보자.

볼에 마요네즈, 다진 케이퍼, 다진 피클, 다진 양파, 다진 딜, 파슬리 가루, 다진 삶은 달걀을 한 번에 넣고 버무려준다.  허브 계열인 딜을 넣었지만 딜이 없다면 향 좋은 다른 허브를 넣어도 된다. 소스 또한 완성되었다.


이제 그릇에 튀김을 올리고 레몬과 파슬리로 장식한다. 소스도 그릇에 옮겨 담으면 모든 요리 완성이다.



자!! 모두가 아는 무서운 맛을 알아볼 시간이다.



아내

“아는 맛이 무섭다고 진짜 아는 맛이다. 누구나 맛봤을 법하고 싫어할 맛이 아니다. 다만 너무나 친숙해서 이게 프랑스 음식인지 의문이 든다. “


아들

(두 손에 튀김이 쥐어져 있고 말없이 계속 먹는다.)


조카

“치킨 같은 맛이 나요. 맛있어요!”


상했겠지만 딱 우리가 아는 맛이다. 정말 있다.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소스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타르타르소스와는 확연히 다르게 정말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딜의 상쾌한 향이 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다진 재료들이 많이 들어 있어 다양한 식감 또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맥주와 미친 조합을 보여준다. 맥주가 꿀꺽꿀꺽 계속 들어간다. 

맥주로 인한 통풍을 유발하는 무서운 요리다.


익숙한 맛이라 큰 특별함은 없겠지만 그게 가장 큰 특별함이 아닐까?


프랑스 요리를 하면서 처음 접해보는 요리가 많아 항상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여유롭게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운 가득히 충전했으니 다음 수업에서 또 힘내보자.


이번 요리도 무사히 끝!!




비하인드

생선인 것을 아는지 고양이가 관심을 갖는다. 호시탐탐 요리를 노린다. 사냥하듯 하얀 발로 콕콕 건드려보고 냄새를 맡는 고양이 너란 녀석.


역시 너도 입맛이 고급이구나? 맛있는 건 알아가지고!


츄르 배불리 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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