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이 되어
미뇽이가 심장병 판정을 받은 지
어느덧 3년 반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 사이 우리는 심장병과 함께 사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미뇽이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갈 때마다
잔뜩 신이 나서 돌아다니고
엑스레이 촬영을 할 때면
헤헤 웃으면서 스스로 눕는다.
그 모습에 수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크게 웃기도 한다.
나는 주보호자로서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사실 간병이라는 게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꽤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처음에는 심장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었고
우리의 삶에 일어난 여러 변화들에 적응하기도 벅찼다.
가끔씩 엄마, 아빠가 미뇽이를 돌봐주시기도 했지만
미뇽이가 갑자기 기절하는 등 응급 상황도 발생했기 때문에
늘 긴장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가 늦게 들어와서 미뇽이 저녁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미뇽이가 음식을 보면 더 배고파질까봐
식사도 미루시는 분들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급적 이러한 보이지 않는 무게를
가족들과 나누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나 혼자 돌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조용히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우리가 힘들고 어려울 때면 늘 도와주잖아.
가족이란 게 그런 거지.
서로 돕고 같이 이겨나가고 하는 거지.
미뇽이가 저렇게 힘내서 잘 버텨주는데,
우리도 함께 힘을 내서 미뇽이를 잘 돌봐줘야지.”
그 후 우리는 한 팀이 되어 미뇽이를 돌보고 있다.
엄마, 아빠는 늘 온습도계를 보시며
미뇽이에게 가장 쾌적한 온도로 맞춰 주시고
-심장병에는 온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약과 물 먹이는 시간을 함께 관리해 주신다.
그리고 수의사 선생님과 상의한 후
미뇽이가 먹을 수 있는 간식들을 함께 만들어 주신다.
미뇽이는 사실 나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도 그럴 것이 하루 종일 할머니 무릎에서 지낸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앉으시는 소파 쪽이 내려앉았다.
그렇게 엄마, 아빠는 모든 상황과 환경을
최대한 미뇽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항상 맞춰 주신다.
가끔은 -아니 그 이상-
죄송한 마음이 들 때도 많다.
이렇게 나눠도 될까? 싶은 생각도
여전히 내게 자리한다.
그러나
늘 미뇽이를 귀여워하시며
미뇽이와 장난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때면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더 크게 자리한다.
언젠가부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미뇽이가 엄마의 무릎에 누워 엎드려 있을 때
항상 아빠가 미뇽이의 눈높이에 맞춰 앉으셔서
미뇽이의 눈을 보시며 사랑이 가득 담긴 미소와 함께
미뇽이를 쓰다듬어 주시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고 있을 때면
따뜻함이 나의 마음 아주 깊은 곳에서 피어오른다.
그래서 이 장면이 아주아주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이 행복함이 오래도록 내게 있어주기를 조용히 소망한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한 팀이 되어
소소하지만 가장 큰 행복을 그려간다.
글ㅣ이베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