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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트레이너의 트레이닝 방법론

1차원적인 운동 지도에서 벗어나기

by 이용교 Feb 12. 2025

제 아내는 자주 발목을 접지르곤 합니다. 그래서 함께 걷다 보면 자연스레 삐거나 넘어질 듯한 순간을 마주하곤 하죠.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할 때 회원님들 중에서도 비슷한 분들이 많다는 것이었는데요. 처음 상담할 때 발목을 자주 삐어서 걷기나 러닝이 어렵다고 하셨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1차적인 생각은 발목에 좋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발을 들고 밸런스를 운동도 해보고, 토구에서 중심을 잡고, FRC 관점으로 발목과 무릎, 고관절 위주의 CARs도 해보고, 발가락 운동과 눈을 감고 중심을 잡는 훈련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면의 트레이닝을 생각하며 진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좋아지긴 했지만, 또 다른 회원님들은 효과가 미비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제 아내도 체육대학 출신으로 오랫동안 트레이너를 해왔는데요. 그래서 웬만한 움직임들과 트레이닝 방법들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트레이닝을 이미 알고 있고 경험도 해본 아내조차 왜 계속해서 발목을 접질릴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입니다. 제 아내는 걸을 때 핸드폰을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유심히 관찰하니 발목을 접질릴 때는 늘 핸드폰을 손에 잡고 있었죠. 그래서 일단은 핸드폰을 최대한 하지 않고 걷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천천히 걷는 것입니다. 저는 걸음이 느리지만, 아내는 빠른 편입니다. 그래서 자주 “천천히 좀 가자.”라고 말을 하는데요. 너무 빨리 걷는 것도 자신이 준비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도 합니다. 마치 오랫동안 달리지 않다가 오랜만에 달린 순간처럼 말이죠.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부모님들이 달리기를 하실 때 자주 넘어지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몸과 마음의 싱크가 맞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처럼 몸과 마음이 연동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는 행동 패턴을 수정하는 것입니다. 걷다가 오른쪽으로 방향 전환을 할 때, 시선을 먼저 돌리고 확인한 뒤에 몸통과 발이 따라오는 것입니다. 성격이 급한 분들은 눈보다 발이 먼저 가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특히 차가 많은 곳에서 말이죠. (운전할 때에도 오른쪽으로 차선을 바꾸기 전에 깜빡이를 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시각으로 확인한 후 몸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트레이닝은 기술만 보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1차원적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발목이 아프다고 하면 발목이 좋아지는 운동만 찾곤 합니다. 또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골프 트레이닝이라고 배워온 트레이닝을 그대로 주입하며 수업합니다. 지금은 달리기가 그렇고, 혈당 관련된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시니어 트레이닝이 그럴 것 같고요. 우리는 질문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회원님들의 특성을 파악하며 여러 방면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기술을 그대로 주입하는 트레이닝을 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열린 마음으로 회원님을 관찰하는 것이 좋은 트레이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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