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야기
우리집 둘째의 군기반장은 첫째이다. 장모님의 표현을 빌리면, 아주 쥐잡듯이 잡는다고 한다. 때로는 다정한 누나이지만, 때로는 무서운 누나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준이는 누나 물건을 함부로 만지지 않는다. 누나에게 혼나니깐. 그럼에도 4살 아이의 호기심이 이길 때가 있다. 그러다가 누나 물건이 망가지거나 하면 그날은 난리가 난다.
그래서 이준이도 웬만하면 누나 물건은 누나가 없을 때 만지고 가지고 논다. 며칠 전에도 누나가 학원 끝나고 엄마랑 놀이터에 가서, 이준이가 나랑 집에 둘이 있는 타이밍이 있었다. 이준이는 누나 방으로 쓱 가더니, 누나 방 책상 아래에 정리되어 있는 놀이교구들을 한아름 들고 왔다. 그리고 하나하나 차례대로 꺼내서 가지고 놀았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이준이는 나에게 정리를 해달라고 했다. 더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하자, 이준이가 한 말.
"누나 올 것 같아."
웃기면서도 슬픈 '웃픈' 말이었다. 귀여우면서도 짠했다. 하지만 그게 동생의 숙명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도 지안이와 이준이처럼 4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내 동생도 어릴 때 이준이같지는 않았을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아끼는 옷을 입었다고 동생을 혼내던 기억이 슬쩍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안이의 심정도 백번 이해한다. 내가 그랬으니깐. 아직 어리고 어린 어린이들이다. 커가는 과정이고, 배워야 하는 감정이지 않나 싶다.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게 부모인데,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준아, 누나 물건은 누나한테 허락 받고 당당하게 가지고 놀자. 못 가지고 놀게 하면? 누나 없을 때 몰래 가지고 놀지뭐! ㅎㅎㅎ
2025년 7월 24일 밤에.
<교사아빠일기>라는 제목으로 8살 #딸이야기 , 4살 #아들이야기 , #교육이야기 , #가족이야기 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구독하시고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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