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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Jul 08. 2020

악덕 집주인이 되기로 했다.

나는 건물에서 세를 받고 있다. 월세를 받아서 관리비와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지만 4년째 건물주 노릇을 하고 있다. 그동안 돈이 되지 않는 건물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세입자들과 크게 소통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건물에 대한 나의 인식이 달라진 계기가 있었다. 사업을 하시는 CEO 분들과 소통하면서 내가 얼마나 나의 일에 소홀히 했는지에 대해 깨닫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임대업이지만 투자보다는 운영하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 장점을 살려서 할 일들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가진 물건을 좋게 만들고, 그 물건을 잘 팔도록 하는 것이 사업의 기본이다. 그동안 내 물건을 좋게 만드는 노력도 하지 않았고, 그 물건을 잘 팔 수 있도록 알리지도 않았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최악의 행동을 한 것이다. 이제 내가 가진 물건을 좋게 만들어서 세상에 선보이려고 한다.


그동안 활용하지 못했지만 꽤 괜찮은 산이었던 옥상을 활용하기로 했다. 내 옥상은 그저 건물의 꼭대기로 봤을 때는 세입자들에게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었지만 인조잔디를 깔고, 야외 소파 세트를 두고 난 후의 옥상은 그전과 다른 새로운 공간이 되어 세입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인스타 채널을 만들어 세입자들에게 건물의 변화를 알려주고 난 후 그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내가 꾸민 옥상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인스타에 사진을 남기는 세입자들을 보면서 내가 했던 일들이 쓸모없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최근 세입자와 나눈 카톡 메시지에는 이 집에서 10년 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나는 세입자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다른 집에 살 생각할 수 없게 만들고 싶다.

세입자와 나눈 카톡


조금씩 변하는 건물에 기뻐하는 세입자들을 보며 건물에 신경 쓰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조금 더 멋진 집으로 꾸미고, 좋은 추억을 선물해서 우리 집에만 살고 싶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는 세입자들이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집을 만드는 악덕 집주인이 될 것이다.

    


#임대업 #건물주 #건물 #투룸 #원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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