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애니메이션 준비작업
한 걸음, 한 걸음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테스트컷 파일을 만들어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제 동화를 아직 읽어보지 않은 친구였죠.
반응은… 참담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말해주었지만, 어딘가 말을 아끼는 모습에서 저는 이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이거였죠.
“네가 한 것치고는 정말 잘했지만,
사람들의 높은 눈에는 맞추질 못할 것 같아."
물론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언제나 절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고맙고, 의미 있는 충고를 해주는 친구죠.
그럼에도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건, 저의 실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겁니다.
어릴 적, 저는 최고가 되고 싶었습니다.
늘 하늘만 바라보며, 큰 꿈만 좇았죠.
한두 단계씩 천천히 올라가려 하지 않고, 단숨에 정상에 닿으려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저는 제 어리석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조심스럽게 한 발씩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반응이 처음도 아니었고, 들을 때마다 저는 도망쳤습니다.
완주하지 못한 프로젝트도 많았고, 완주했다 해도 늘 핑계를 댔습니다.
“이번엔 상황이 나빴어.”
“시간이 너무 촉박했지.”
“나랑 맞지 않는 콘셉트이었을 뿐이야.”
그런데, 이번만큼은 다릅니다.
이 프로젝트만큼은 절대로 회피하지 않으려 합니다.
연재를 시작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두렵지만, 이 시기를 지나지 않는다면,
한 단계 앞으로 나가지 못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