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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r 25. 2024

오늘 : 가파도 밖으로 1

2024. 3.25.

1.

어제는 청년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주영선배가 제주도 서귀포시 유채꽃 걷기대회에 참석했다며 온 김에 가파도에 오겠단다. 그러나 가파도는 오후부터 풍랑주의보라 입도가 불가능하다. (이전에도 모슬포까지 왔다가 돌아간 지인들이 많았다. 만남도 하늘이 도와줘야 한다.) 방법은 하나. 내가  가파도에서 나가는 거다. 그런데 나가면 내일, 모레 연이틀 풍랑주의보라 3일 동안 못 돌아온다. 생각을 바꿔보면 3박 4일의 휴가를 얻은 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가자!


오전 10시 20분 막 배를 타고 모슬포로 나왔다. 무엇을 제일 먼저 할까? 모슬포 5일장 근처에 해수목욕탕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가파도로 와서 처음으로 사우나를 하는 거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노글노글해질 때까지 느긋하게 있다가, 때도 밀고, 편백나무 사우나  시설에 들어가 땀도 쪼옥 흘려보는 거다. 생각만 해도 신난다.

단걸음에 걸어가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오전이라 욕탕 안에 나밖에 없다. 독차지다.^^


허기질 때까지 느긋하게 사우나를 즐기고 나와 해장국집에 들러 내장탕으로 배를 채우고 철물점에 들러 장화도 사고, 빵집에 들러 맘모스빵과 찐빵을 샀다. 짐이 많으니 이동이 불편하다. 버스를 타고 운진항에 들러 무인택배함에 무거운 짐을 보관하고 단출하게 배낭 하나만 메고 다시 모슬포로! 드디어 약속시간에 맞춰 주영선배를 만났다.


"뭐 드실래요?"

"당연 회지. 이틀 동안 팀원들하고 저녁마다 삼겹살을 구워 먹었더니, 회가 땡긴다."

"그렇다면 싸고 푸짐하고 맛있다는 돈방석 횟집으로 가시지요."


돈방석 횟집에 들어가 부시리 작은 것을 시켰다. 5만 원이면 둘이서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다. 주인장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도 한 방!

2.

"잘 데는 예약했나?"

"아뇨, 삼일 동안 밖에 있어야 해서 실례가 안 된다면 형네 숙소에서 하룻밤 신세 지려고요."

"좋지, 어차피 가면 또 멤버들이랑 술 한 잔 할 테니, 여기서는 간단히 먹고 이동하자!"


못 먹은 안주는 바리바리 싸달라 하여 배낭에 넣고 택시 타고 서귀포 해안가에 있는 음식점으로 이동. 성남시걷기협회 회원들이 있는  음식점에 도착. 이미 거나하게들 취해있다. 우리랑 알코올농도가 비슷하여 금세 주거니 받거니 인사 나누며 친해졌다. 2차로(우리는 3차) 횟집에 들러 간단하게 회 한 사라 시켜서 입가심하고 논짓물에 있는 제주와일드 워케이션 플레이스 숙소로 향한다.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숙박장소다. 각자 흩어져 잠자리에 든다. 나와 주영형은 거실에서 숙면을 취한다. 하루가 이렇게 갔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둘레를 산책한다. 돌아오니  모두들 일어나 커피 한 잔 하며 담소를 나눈다.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해장하고 걷기팀은 전세버스를 타고 제주공항 쪽으로,  나는 숙박집 주인장 차를 얻어 타고 서귀포 드컵 경기장으로 향한다. 아듀, 모두들 즐거운 여행하시고 무사히 귀환하시라. 주영이 형과도 포옹하고 작별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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