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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Apr 29. 2024

오늘 : 아듀, 가파도 청보리 축제!

2024. 4. 29.

1.

드디어 길고 긴(?)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끝났다. 다른 제주도의 특산물 축제의 경우 3일이나 4일에 끝나는데, 가파도 청보리의 축제는 장장 한 달여에 걸쳐 진행되었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행사기간 내내 가파도민들도 고생이 많았다. 많이 쓰면 많은 쓰레기가 생산되는 것이 인류의 과오라면, 축제 기간 그 많은 쓰레기들은 정말로 추한 면모다.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스스로 가져가자는 관광 캠페인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빈 구호가 되어 버렸다. 매일 산더미처럼 나오는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할머니 한 분의 한숨이 가장 강력한 인상으로 남는다.


2.

한편으로는 가파도민 전체의 축제가 아니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가게들의 축제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마을 축제는 상업 축제로 바뀌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면모다. 어떤 분들은 차라리 축제가 없었다면 조용하고 좋았을 거라는 넋두리도 들려왔다. 축제 때 한몫을 잡아야 한다는 주민도 있고, 축제 때문에 생활이 더 어려워졌다는 주민도 있었다. 축제가 기본적으로 흥겨움의 한판놀이라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3.

축제 다음날, 매표소 앞에서 울려대던 대형 스피커의 댄스곡들이 사라지니 마을이 조용하다.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출근을 하니 안개가 끼어 오전 배가 결항되었다. 출근을 했지만 매표행위는 없었다. 투숙객과 주민들이 배를 타러 나왔다가 다시 발길을 돌렸다. 10시 50분에 배가 다시 뜬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그 또한 비와 안개의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미정이다. 오늘 하루는 조용히 지나갈 것이다. 마치 축제가 끝났으니 하루는 편히 쉬라는 하늘의 배려인 것처럼.

4.

이번 주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연휴와 만나기 때문에 배편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평소의 7편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 20편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이번 주가 지나면 다음 주에는 고양시로 올라갔다. 병원에 가서 정기검진도 받아야 하고, 때마침 환갑이라 이곳저곳에서 모임도 있다.  오랜만에 가족과 지내며 며칠 동안은 고양시에 머물 것이다. 가장 바쁜 때를 피해서 휴가를 얻었다. 올라갈 날을 카운트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더디 가는 것 같다. 다들 그립고 보고 싶다.

5.

남은 일주일 동안 줌 수업이 하나 있고, 써야 할 원고가 하나 있다. 올라가서 진행할 강의안도 2개를 작성해야 한다. 느긋하게 준비하고 몸과 마음을 추슬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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