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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y 01. 2024

오늘 : 메이데이

2024. 5. 1.

1.

노동절이다.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8시간 노동을 주장하며 총파업을 했던 것을 기념하여, 1889년 제2인터내셔널에서 5월 1일을 노동절로 정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서울 도심에서는 양대 노총이 기념행사 및 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곳은 가파도이고, 오늘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2.

이틀째 보이지 않던 감자가 드디어 나타났다. 배가 고픈지 문을 두드리며 울어대서 밖에 나가 봤더니 발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밥을 달라고 보챈다. 반갑기도 해서 머리를 쓰다듬고, 참치 캔을 따주었다. 신나게 먹더니 나를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숲 속으로 사라진다. 감자의 아이들이 보고 싶다. 몇 마리를 낳았고, 어디에 있을까? 내가 밥을 잘 챙겨주니 조금만 더 크면 데려 오겠지.

3.

관광객 인원 감소로 오늘은 오후 4시 40분 배가 마지막이다.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끝난다. 축제가 끝나고 나서도 근무표가 축제 때와 같아서 마치 연장전을 치르는 듯 몸이 많이 힘들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보다. 어제는 밥 하기도 귀찮아서 영진이네 집에서 저녁밥을 얻어먹고 일찍 잤다. 다음 주면 휴가가 시작된다. 그때까지는 긴장은 풀지 않되 마음 편하게 지내야겠다. (말이 되나?)

4.

컬처를 다 읽어간다. 야금야금 읽었더니 일주일은 걸리는 것 같다. 오늘의 인용구 :


"진보하는 역사라는 개념은 해방과 민주화를 통한 정치적 발전이든, 강력해진 기계를 통한 기술적 발전이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물건을 이용할 수 있게 된 물질적 발전이든, 스스로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믿는 사회의 산물이다. 이러한 발전이 어디서나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각 분야의 발전은 19세기 영국에서 가장 강력하게 결합했고 영국에 사는 사람들, 적어도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정치적 해방,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 식민지 영토에서 짜낸 부의 축적이 만들어낸 궤도 위에 있다고 생각했다."(338~9쪽)


민주주의도, 진보도 일종의 믿음의 산물이다. 어디서나 발생하는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평생을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요즘 들어 진보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나는 믿음의 영역을 과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나를, 나의 생각을 숙고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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