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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y 28. 2024

오늘 : 모닥치기

2024. 5. 28. 

1.

전 매표소 직원 재승이가 모슬포에 나가면서,

"장에 들를 건데 필요한 거 없으세요?"

묻는다.

"떡볶이, 순대, 튀김!"


"평소에 초등학생 음식이라고 안 드시더니..."

"그런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그런 음식을 섞어 먹는데, 이름이 따로 있어요."

"떡순튀 말고?"

"네, 제주도에서는 '모닥치기'라고 해요."

"처음 듣는 이름일세."

^^


2.

일찌 누나에게 가서 모닥치기를 아냐고 물었다.

일찌 누나는, "왜 싸움할 때 일 대 팔 정도로 싸우는 걸 모닥치기라고 해."라고 말한다.

"정말?"

사전을 뒤져보았더니, 일찌 누나가 말한 뜻은 없고 대신 "모닥치기는 함께하다, 모두 합쳤다는 제주도 말이라고 소개한 뒤, 김밥, 김치전, 군만두, 어묵, 삶은 달걀을 떡볶이 국물에 비벼 먹는 세트 메뉴라고 풀이했다.


어쨌든 재승이가 장에서 사 온 것은 섞은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포장한 것이어서, 다 까고 섞어 먹어야 했다.

모양새가 이쁘지 않아, 사진으로 남겨놓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혹시나 궁금해하시는 분을 위해 인터넷에 올려진 모닥치기 사진을 공유한다.


맛은? 여러분이 상상하는 바로 그 맛이다.

지루하고 지친 대낮에 그늘에서 먹는 모닥치기의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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