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중용 읽기
중용의 도는 지극하구나!
사람들이 능히 오랫동안 지키는 이가 드물게 된 지 오래되었다.
(Perfect is the virtue which is according to the Mean!
Rare have they long been among the people, who could practice it!)
새해가 되면 우리는 으레 거창한 계획을 세웁니다. ‘올해는 반드시 10kg 감량할 거야!’, ‘매일 아침 영어 공부 1시간!’, ‘이제부터 절대 화내지 않는 사람이 될 테다!’ 결심으로 가득 찬 1월 1일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찹니다. 헬스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서점의 외국어 코너는 활기가 넘칩니다. 우리는 모두 ‘더 나은 나’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힘차게 출발합니다.
하지만 그 결심은 얼마나 오래갈까요? 고소한 치킨의 유혹 앞에서 다이어트의 맹세는 힘없이 무너지고, 아침잠의 달콤함은 영어 공부의 의지를 녹여버립니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울리는 경적 소리에 ‘화내지 않겠다’는 다짐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립니다. 작심삼일. 우리는 매번 같은 좌절을 맛보며 스스로를 탓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
만약 당신이 이런 경험 때문에 자책해 본 적이 있다면, 『중용』의 이 짧은 구절이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지 모릅니다. 무려 2,500년 전, 위대한 스승 공자도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보며 깊이 탄식했기 때문입니다. “중용의 도, 즉 삶의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지극한 지혜인가! 하지만 아,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도 오랫동안 지켜내지를 못하는구나. 그런 지 벌써 오래되었네.”
이 탄식 속에는 중요한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꾸준히 해내는 것’ 사이에는 아주 깊고 넓은 강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머리로는 압니다. 과식보다 소식이 건강에 좋고, 분노보다 평온이 관계에 좋으며, 나태함보다 꾸준함이 성장에 좋다는 것을요. 그 ‘좋은 길’이 바로 중용의 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을 하루 이틀 걷는 것은 쉬워도, ‘오랫동안(久)’ 쉼 없이 걷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공자는 말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의 의지가 유별나게 약해서가 아닙니다. 새해 결심이 매번 흐지부지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용기입니다. ‘나는 안돼’라며 주저앉는 대신, ‘원래 어려운 거야, 다시 한번 해보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입니다.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면, 내일 아침 가벼운 샐러드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오늘 아침 영어 공부를 걸렀다면, 저녁에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면 됩니다.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화를 냈다면, 진심 어린 사과로 관계를 회복하면 됩니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꾸준함’을 지향하는 것.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위대한 스승이 우리에게 건네는 진짜 위로이자, 평범한 우리가 지극한 중용의 길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