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를 집에 두고 왔어요.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의도는 아주 선명하다.
수업을 마치면 반드시 우쿨렐레를 집에 가져간다.
연습을 하겠다는 의지가 이때만큼 높을 때도 없으니까.
그러나, 그 의지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서 눕거나 TV 보기 의지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시간은 나보다 먼저 달려가 일주일이 지났다는 것을 우쿨렐레 수업이 있기 30분 전에 알려준다.
우쿨렐레를 챙기지 못한 이유야 다양하지만, 주로 요일을 착각해서가 많다.
수요일마다 수업인데, 내 머릿속은 여전히 화요일을 반복하고 있다.
일주일이 아주 더디 가고 있다는 느낌도, 요일 착각에서 비롯되긴 한다.
단톡방에 우쿨렐레를 깜박하고 안 가져와 불참한다고 하면, 불참하는 다른 회원이 빌려주고, 선생님이 빌려주고, 근근이 수업을 이어갔다.
내 것이 아니니 낯설어 더 더듬거리기는 하지만, 건너뛰는 것보다야 백배 나으니까.
한주 걸러 한주는 그렇게 블랙키 없이 빈손으로, 빈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나는 이틀째 화요일을 맞이했고, 연필과 돋보기만 들고, 교과서 없이 수업을 시작한 학생이 돼, 선생님 우쿨렐레를 둥당거리다 왔다.
이제는 코드 좀 외우라는 질책을 들어가며, 빌린 우쿨렐레가 어찌나 무겁던지.
다음 주는 제발 까먹지 말자.
일주일은 7일이야. 월요일 다음 화요일이고, 그다음은 수요일이다.
날마다 의지와의 싸움과 날마다 더 편한 것과 경쟁하며 우쿨렐레를 배운다.
배우는 시기가 있다는 말은 정말 명언이다.
극복해야 할 것이 나이만큼 많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극복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풀어야겠다.
말로 하면 쉬운데, 이렇게 글이 어렵다니.
말이 어려우니, 글도 어려운 것이 맞겠다.
오늘 배운 곡은,
'네모의 꿈'
역시 아이유가 리메이크한 곡으로 배웠다.
아이유 사랑해요!
대문 그림은, 쳇GPT가 그려준 그림이다.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네모난 풍경'을 모네풍으로 그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