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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UP주부 Mar 03. 2023

21세기 전UP주부관

전UP주부를 생각합니다



내 주변엔 열린 질문을 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니면 열린 질문을 귀담아들을 만큼 내가 성숙하지 못했던 것일지도. 열린 질문보다 친숙한 닫힌 질문은 줄곧 내 입을 더 틀어막곤 했다. 터놓고 말할 기회를 만나지도, 만들지도 못한 채 살아온 세월이 길다.


열린 질문을 새삼스럽게 만난 건, 무심코 참여한 '재능기부 코칭 상담' 때였다. 신선했던 경험 이후로 그동안 단정지었던 모든 명제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기존의 방식, 기존의 사고, 기존의 믿음, 기존의 행동, 기존의 관습에 하나씩 제동을 걸었더니,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듯했다. 여러 모양으로 나에게 영향을 준 질문들을 떠올리며 <참신하고 무뇌한 질문>을 썼다.



전UP주부를 생각한다는 건, 전업주부로 살아온 지난 12년을 돌아보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다. 나는 언제부터 어떻게 왜 전업주부가 되었나. 다시 한번 찬찬히 자문하고, 깊이있게 자답하는 시간이었다. 육아를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했지만, 아이가 클수록 공허와 불만도 함께 커졌고, 불편한 감정의 핵심은 '나로 살지 못하는 삶'이었다. <K-전UP주부의 서막>을 쓰면서 짙은 불만이 사라지고 옅은 만족감이 차올랐다.



나에게 전업주부의 삶은
어느 때는 유익했고,
어느 때는 견뎌야 했으며,
불가항력에 의해 휘둘릴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내 가치 기준과 성향에 따른 선택이었다.




과거 이야기를 마무리하니 시선이 자연스레 현재로 옮겨졌다.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비상한 전UP주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야 하지 않겠나. 사전을 펼치고 전업+주부라는 말뜻을 파헤치는 것부터 시작했다. <집착과 집념 사이에서 집요하게> 전UP주부의 새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처절해 보일지도.



20C 전업주부인 엄마와 21C 전UP주부인 나를 비교분석(?) <20세기 시선은 무지개 반사>, <21세기 전UP주부의 엄마>를 썼다. 쓰는 동안 내가 지향하는 미래는 '꽃'이라는 한 마디로 함축된다는 걸 깨우쳤다. 사실, 내 안에 이렇게까지 큰 야망이 도사리고 있는 줄 몰랐다. 전UP주부를 생각하기로 작심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지나갔을 속마음이다. 사유한 것을 쓰기도 하지만, 쓰면서 사유가 드러나고 깊어지니, 쓰는 일에 이토록 매료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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