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아프지 마.
하루하루 아기와 살아가는 일상에 익숙해져 갈 즈음에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따라서 반응을 하게 된다. 배앓이를 하는 거 같아서 배를 쓰다듬어주기도 한다. 토할까 봐 걱정되어 트림도 시킬 줄 알게 되고 응가도 잘 챙기게 된다. 응가는 아기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밤새 열을 식혀주기 위해서 얼음을 담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주며 열을 내려주기 위해서 애쓰기도 하고 잠을 못 자고 불편해하는 아이를 안고 서서 왔다 갔다 하는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나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잠투정이라는 상황이었다. 분명히 잠든 거 같았는데 자리에 앉으면 바로 칭얼거리는 아기를 안고 다시 토닥토닥해주고 자장가를 불러준다. 그냥 눈 감고 자면 될 텐데 왜 그렇게 칭얼대는 걸까?
어느 날엔 방에서 서서 왔다 갔다 해도 계속 울고 보채서 집 밖에 나가서 토닥토닥해주기도 한다. 뭐가 불편한지 모르겠지만 아기가 밤새 울고 보채고 잠들지 못할 때 초보 부모는 가장 난처하다.
등도 쓰다듬어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모유도 먹여보지만 잠들지 않고 칭얼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밤새 벌을 서는 느낌이 든다.
엄마랑 아빠랑 번갈아가면서 안아주고 침대에 앉아서 안다가 다시 일어나길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녘이 된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아기의 칭얼거림이 부모를 가장 힘들게 하는 순간이다. 아기가 배앓이를 하는지 나쁜 꿈을 꾸는지 말해주지 않아서 더욱 애를 태우게 된다.
40도 가까이 열이 나고 열꽃도 피고 먹은 우유를 계속 토하면 더더욱 당황스럽다. 아무리 아기가 아프면서 큰다고 하는데 이대로 집에 있어도 되는 건지... 설사를 하는데 병원에 안 가도 되는 건지...
어느 날엔 아기가 계속 울어서 병원에 갔는데 변비라서 배가 아파서 우는 거라고 하고 관장을 했다. 그 후부터 유산균을 열심히 먹이고 변비 예방에 좋다는 키위도 먹이려고 했는데 신 과일은 입에도 안 대었다. 그때부터 요구르트도 먹이려고 했지만 요구르트도 혀로 날름날름 뱉어냈다.
아기가 아플 때 어린이집에 약과 함께 들여보낼 때는 마음이 아픈 것뿐만 아니라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아픈 아이를 집에서 쉬게 해 주지 않고 출근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하루 종일 부디 잘 지내길 기도하며 출근하고 나서도 하루 종일 아이 얼굴이 눈에 밟히곤 했다.
아기가 콧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는 것은 약과였다. 토하거나 열이 펄펄 나는데 얼굴이 새빨개진 아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내가 대신 아픈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가 아프다고 무조건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체온계와 해열제는 아기를 키우는 집에선 특히 필수품이다. 열이 얼마나 오르느냐를 체크하는 것은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아플 때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렇게 아픈 아기를 두고 직장에 갈까? 이게 옳은 일일까? 등등 수만 가지 생각이 들고 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엄마가 어린 시절에 아파도 어린이집에 보냈던 게 너무 싫었다고 어른이 된 후 얘기하던 연예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 딱 하나만은 기억하자. 아기가 아플 때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람이 엄마인 나라는 것을... 내가 아무렇지도 않아서 직장에 나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기의 상태에 따라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병원에도 가고 약도 먹이고 잘 돌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아기도 나도 잘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자.
스스로 토닥토닥 아기도 토닥토닥...
나도 안아주고 아기도 안아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