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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일지] 압박감

by zunrong Mar 02. 2025

[2024-10-09]


살다 보면 가끔 압박감에 시달리곤 한다. '시달리다'라는 동사는 '괴로움이나 성가심을 당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압박이라는 단어는 항상 시달리다 와 같이 움직이기에 이 압박이라는 녀석이 바로 '괴로움이나 성가심'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압박이라는 건 생각보다 모두에게 공평한 것 같다. 특정한 누군가에게 빈대처럼 달라붙지는 않는다. 자영업자에게는 매출이라는 괴로움을 주고, 영업사원에게도 또 다른 의미에 매출이라는 성가심을 준다. 아이들에게는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성가심을 줄 것이고, 노인들에게는 건강이나 노후자금 같은 괴로움을 줄 것이다. 생각보다 공평한 빈대인데 이 빈대를 대하는 사람들의 감정은 또 다르다. 


혹자는 "나는 어느 정도의 압박감이 있어야 되더라"라고 할 것이고, 혹자는 "나는 압박감에 숨이 안 쉬어지더라"라고 할 것이다. 이번 상해일지 편도 서사가 참 길었다. 본론이 짧다 보니 서사가 길어진다.


국경절이 끝나고 출근하기에 앞서 나 또한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됐다. 내가 느꼈던 압박감은 수면이었다. 쉬는 날에는 잠을 잘만 잤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쉬는 날에 늦잠을 자지 못했는데 9시, 10시까지도 자곤 했다. 근데 이 압박감이 출근 전날 저녁 10시에 내 피를 빨아먹으러 온 것이다. 바뀌어버린 수면 패턴에 혹여나 늦잠을 잘까 알람을 5분 단위로 4개나 맞춰두었다. 그리곤 바로 불을 끄고 누워 지루한 동영상을 하나 틀어둔 채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채 30분이 지나고 난 뒤 어둠 속에서 내 손은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았고, 그렇게 도파민에 이끌려 유튜브를 실행했다. 우연히 유튜브에 있는 유병재 생일파티(하니 편)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또 그렇게 멤버가 몇 명인지도 모르던 뉴진스에 입덕하게 됐다.


어느덧 시간은 새벽 1시,, 이제는 정말 큰일 난다. 무조건 자야 한다. 자야 한다. 자야 한다. 심한 압박감이 나를 짓눌렀다. 결국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출근을 하게 됐고 그 피로가 다음날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뉴진스 영상을 본 건 후회하지 않는다) 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겪고 있는 압박감에서 해방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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