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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퉁불퉁울 Nov 11. 2020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

아들아.


아빠는 요즘 통 잠을 못 자고 있단다.

네가 두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밥 먹이고 나면 트림시켜야지, 기저귀 갈아줘야지, 칭얼대는 거 달래줘야지

하다 보면 또 다음 밥 먹일 시간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렇다. 

아빠는 의식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너에게 먼저 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인간관계를 맺게 될 아들아.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감에 있어서 단 한 가지의 훈수만 하자면 그것은 바로 네가 먼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고받는 것이 공평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렇게 공평한 관계는 거의 없다.

모든 사람을 대할 때 반드시 먼저 주는 버릇을 길러보길 바란다.


인간관계의 시작은 인사이다.

처음 보는 사이에서 아는 사이로 발전하려면 인사는 필수이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인사가 반복되다 보면 지인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사를 먼저 건네어 봐라.

인사를 먼저 주는 것이다.

누가 됐든 마주치는 사람에게는 먼저 인사를 해라.

버스기사님에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택배기사님에게, 네 앞에서 문을 잡아준 사람에게 항상 반가움의 인사를, 감사의 인사를 전해라.

먼저 인사를 하면 대부분 인사는 돌아온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딱딱하지 않다는 것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설령 누가 받아주지 않으면 어떠냐.

인사를 해서 받아주지 않았다고 해서 네가 손해 볼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인사를 넘어서 생각해보자.

친구끼리의 관계도, 동료끼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것이라도 먼저 챙겨줘라.

남들이 챙기지 않는 작은 것은 모두가 챙기는 큰 것보다 기억에 남는 법이다.

기쁜 일이 있으면 먼저 축하한다고 말 한마디 꼭 전해주고, 나쁜 일이 있다면 꼭 위로를 전해줘라.

그리고 그렇게 행동함에 있어서 대가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인간관계를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이 가꾸어가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주고받는 균형 따위를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저 내가 좋아서 주는 것이다.

내가 줬는데 저 사람이 안 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 따위를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사람이 기분 좋고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인간관계를 그렇게 가꾸어가라.


처음엔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행동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것이 익숙해질 것이고,

이렇게 먼저 주는 것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남들에게 먼저 주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너도 행복하게 된다.


먼저 주는 것에 익숙해지면 마음이 편해진다.

작은 질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에게서 멀어질 수 있게 된다.

인간관계를 어렵게 하는 많은 부분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위해서도, 그리고 너를 위해서 남에게 먼저 주는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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