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학원을 알아보았다 우와, 이렇게 많은 작사 학원이 있었다니. 검색창을 두드릴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원래 남자도 두 명 이상이 고백하면 누굴 택해야 할지 어렵다. 수십 개의 학원에서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강력한 어필을 하니 맘 약한 나는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
우선 수강생 데뷔율을 살폈다. 작사가 100% 데뷔 보장! 몇 기 수강생 00 앨범 데뷔! '혹' 하는 문구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멀리서 보면 그럴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심쩍은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앨범에 수강생 여러 명이 참여했다던가, 데뷔곡이 거의 신인들의 앨범이라든지... 또 거리가 너무 멀다든지, 규모가 너무 작다든지, 물리적인 요건이 맞지 않는 곳도 패스.
그렇게 하나씩 정리하고 나니 최종 후보로 오른 곳은 라라라 작사 학원과 MUMW 두 곳이었다. 라라라 작사 학원은 김수지 아나운서가 다닌 학원이었고 MUMW는 적극적인 홍보 덕택에 눈길이 갔다.
두 곳 모두 카톡 채팅으로 문의가 가능했다. MUMW는 답변 속도가 빨랐다. 수강 날짜, 수강비, 정원 수 등 묻는 즉시 즉각적인 답변을 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홈피에 커리큘럼 소개 및 수강 맛보기가 있어서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될지 가늠할 수 있었다. 아주 젠틀한 남자 같았다.
반면, 라라라 작사 학원은 응대 속도가 아주 느긋하다.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다. 홈피도 없다. 물어 물어 찾아낸 것이 인스타였다. 인스타에서도 특별한 홍보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내 장사는 아니지만 이거 참, 배포 장사네 싶다. 카톡 문의를 남겨 놓고 마냥 기다렸다. 문의를 남기고 거의 반나절이 지나서야 답이 왔다. 그런데 바로 등록이 어렵고 대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대기는 3개월 정도라고 했다. 나쁜 남자 같았다.
그런데 작사 지망생이 이렇게 많단 말인가, 내심 걱정이 됐다. 걱정은 고민으로 이어졌다. 젠틀남인가, 베드남인가? 친절한 젠틀남 M 학원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주말에 초급반이 오픈되어 바로 합류가 가능하단 말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런데 등록 일보 직전에 마음이 바뀌었다. 결정적으로 호기심이 문제였다.
'뭔데, 나를 기다리게 하는 건데!'
라 학원에 대기자로 올려달라고 톡을 보냈다. 역시나 또 한참 후에 알겠다는 답변이 왔다.
이 학원, 정복하고 싶다! 내게 매달리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