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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G Sep 05. 2020

'톡톡' 마음 볼터치를 해보세요.

프롤로그


언제부터였을까? 화장을 하지 않고 밖을 나갈 수 없이 된 게...


워낙 곰손에 귀차니즘을 장착하고 있는 인간형이라 화장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어느 순간 나의 기호와는 상관없이 타인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화장은 꼭 해야 하는 일이 돼버렸다. 안 그러면 늘 이런 말이 따라온다.  


"어제 과음했어?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속으로 답한다. '어제 푹 잤는데요.'


아, 야속한 세월이여~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던(까진 아니지만) 봐줄 만했던 시절은 갔다. 왠지 서럽다. 좋다는 화장품을 찍어 바르고 아무리 꾸며 보아도 수명을 다 한 형광등 마냥 켜질 듯 말 듯 애달픔만 커져간다. 꺼져가는 내 낯빛에 뭔 짓이라도 해야 했다.


그래서 하기 시작한 것이 볼터치다.


부들부들한 모가 촘촘히 박힌 큼지막한 브러시에 상큼터지는 컬러의 분을 살살 묻힌 뒤 손등에 한번 탁탁 털어준다. 과하지 않다 싶을 때 손목에 힘을 빼고 광대뼈 언저리를 슥슥 터치.터치.

 


마법의 변신까진 아니라도 왠지 발그스무레한 것이 발랄 비슷한 느낌은 내는 것 같다. 다른 건 다 생략해도 볼터치는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마음도 비슷하다. 마흔이 넘으면 요란스러운 마음의 파동은 없지만 고만 고만한 실 근심들이 내려앉아 마음의 다크서클을 만든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볼터치가 아닐까?  


마음의 볼터치를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은 일상의 낯빛이 다르다. 톡톡 한 번에 이런 효과라니. 이런 걸 요샛말로 가성비 대박 쩐다 라고 하지 아마.  


상처 받고 치이고 힘든 순간들이 누적돼 인생이 칙칙해진 누군가에게 생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볼터치 같은 글이 되고 싶다.


내가 못나 보일 땐 과즙미 터지는 빛깔로 '톡톡'

인간관계에 지칠 땐 은은한 살구빛으로 '톡톡'

남과 비교될 땐 반짝이는 펄감을 더해 '톡톡'


어떤 색을 좋아할 지 몰라 다양한 컬러를 준비해 놓았다. 맘에 드는 빛으로 터치하며 일상의 낯빛을 좀 더 밝혀보길 바란다.  마음 볼터치로 인생에 생기를 더하다 보면 발그레한 진짜 설렘이 당신에게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feat .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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