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친구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만나서 한 카페를 갔다. 대화 도중에 옆 테이블에서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온다. 공부에 방해가 되니 좀 조용히 해달라는 것이었다. 학생은 혼자는 아니었고, 몇몇 사람들과 스터디를 하는 모양이었다. 스터디 카페도 아닌 카페에서.. 별일이네. 다소 기분이 상했다. 카페는 커피 마시고 담소하는 공간 아닌가? 그 이후에 인터넷으로 카페에서 공부를 많이 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더불어 카페 공부족과 담소를 나누러 오는 사람들과 충돌에 관한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인터넷 뉴스에 올라왔다. 처음에는 나도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의아했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하나이다.
카페는 커피값을 지불하고 얻는 공간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2인 테이블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은 경우에 따라 2~3시간씩 대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한 카페에 장기적으로 다니면서 vvip고객이 되는 것도 추천한다. 우선 vvip가 되면 좋은 점들이 많다. 몇 잔 마시면 제조음료 쿠폰 한잔은 무료이다. 그렇게 받은 제조음료 쿠폰은 나를 위해 카페를 방문해준 지인들에게 쏘는 것으로 쏠쏠한 재미를 더해 준다. 코로나 이전에는 카페를 더 자주 들러 vvip 1%에게 주는 선물이 택배로 배달이 왔었다. 배달된 선물은 커피 원두와 카페 배지였다. 카페를 자주 다녀도 커피맛은 잘 알지 못해서 원두를 갈아먹는 대신에 인스턴트만 먹는 나여서 원두는 활용이 못 되었다. 그렇지만 디자인 좋은 배지는 가방에 잘 달고 다닌다. 또 카페 vvip면 좋은 점 하나는 내가 가족이나 지인들과 있을 때 가끔 사장님이 서비스로 음료나 과일 등을 주신다는 것이다. 친절한 사장님이 기분 좋은 웃음으로 주시는 서비스는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스터디 카페도 이용해 보았지만, 나는 공부할 때, 자신에게 맞는 분위기와 편안함을 지닌 카페에 오래 다녀 단골이 되기를 추천해 본다. 그러면 언제든 방문했을 때, 나의 공간이 생기는 느낌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나에 지인들은 나를 떠올리면 H카페를 떠올린다. 만날 때도 H카페로 와준다.
어제는 모처럼 엄마와 산책하고 H카페에서 담소를 나눴다. 한참 이야기에 집중하는데, 뒤에서 나의 등짝을 살짝 치는 손길이 느껴진다. 아이가 학원에서 끝나 엄마가 전화가 안되자, 카페로 온 것이다. 이제 카페는 나의 생활의 공간이 되었다. 한두 잔의 커피값으로 몇 시간의 공간을 소유한 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