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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은 Apr 10. 2023

안국

나의 애정하는 생활

언제나 북촌나들이는 즐겁다. 관람객들도 붐비고 있었다. 화창한 날씨는 우리의 몸에 좋은 호르몬을 나오게 한다. 매체를 브런치로 옮기고 자유기고가에서 작가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원래 좀 그런 기질이 있었는데, 작가 타이틀을 얻고부터 더 사람들을 관찰한다. 특히 접하는 사람들은 상인들이다. 북촌을 맘껏 돌아다니다 인사동에서 두 명의 상인을 만났다. 한 명의 상인은 장사를 한지 꽤 오래돼 보이는 중년의 단발머리 여인이었다. 수제신발을 싸게 파는 매장이라 혹시 보물 찾기처럼 숨어있는 질 좋은 물건이 있을까 기대하고 들어갔다. 매대에 벨벳 갈색슈즈가 놓여있었다. 사이즈가 맞을까 신어보려는데, 다가와 재촉하는 중년의 상인. 그녀는 반말로 다소 거칠게 이야기했다 요지는 가죽인데 양말을 신고 신으면 어쩌냐는 것이었다. 물건은 발에 좀 작았다. 그녀의 태도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물건마저 모양만 그럴듯하고 기본사이즈도 지키고 있지 않았다. 불량한 신발과 상인. 구매욕도 잃고, 다른 곳에 들어가 보았다. 내가 인사동을 가면 자주 들르는 액세서리가게였다 은제품이 많은데 많은 액세서리를 접했지만, 이곳 물건은 잘 고르면 실망하는 법이 없었다. 연두안경을 쓴 주인아주머니는 차분했다. 나는 그녀에게 카카오스토리나 카톡프사에 물건을 골라 올리라고 권유했다. 마음에 흐뭇한 핑크진주목걸이를 제법 괜찮은 가격에 샀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내가 물건의 가격을 깎는 것도 받아들였다. 그녀는 장사에 큰 욕심을 부리는 거 같지는 않았다. 다만 질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고, 손님을 불쾌 하게 하지 않는 기본을 지킬 뿐이었다. 기본을 지키는 것. 오늘 그녀에게서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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