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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영 Aug 23. 2021

오늘 사직서를 썼다.


쓰고는, 늘 갖고 다니는 가방안에 넣어놓다가,

언제든 꺼내 들수 있도록 나는 오늘 사직서를 썼다.     


나의 사직서는, ‘고단함’이나 ‘억울함’에 지쳤을 때를 대비한 것이 아니다.

일에 대한 ‘매너리즘’으로 ‘내’가 ‘다수’에게 해가 된다고 판단 될 때, 그리고 ‘도덕’과 ‘인권’의 사각지대에 ‘이용인(장애인)’이 몰려있을 경우 누군가 용감한 소리를 내야 할 때, 나는 이 사직서를 걸고 외칠 것이다.     


사회복지시설에서 1년하고도 8개월간 근무를 하였다. 나 또한 사람인지라 일에 지치고, 업무의 피로감이 몰려오면, 이용인을 ‘대상’이 아닌 ‘일거리’로 바라보다 “아차!” 할때가 있다.


나의 ‘사직서’는 그런‘나’를 위한, 스스로의 경고장이다.     


사직서를 쓰면서 생각한 것은, 더 이상 매달 나오지 않은 월급과 그것으로 써야할 아파트 대출금, 그리고 아이들의 양육비 등의 걱정꺼리 였다. 이것을 감당하지  못할 때, 나는 ‘엄마’로써 ‘인간’으로써의 ‘역활’과 ‘의무’를 다하지 못할수도 있다. 그럼으로 이 ‘사직서’는 나의 ‘생존’과 ‘신념’사이의 줄다리기의 몫을 톡톡히 할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직서’를 써 놓은 이유는, 내가 매일 대하는 ‘이용인’들은, 나의 ‘업무’ 이상임을 매일, 매순간 인식하고 자각해야 하는 "나는,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이다. 나의 ‘역활과 내가정의 의무’ 이전에 이들의 ‘인권과 권리’를 먼저 지켜줘야 하는 일을 ‘지금’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을 늘 잊지 않기로 했다.


사회복지사가 그저 한 직업이 아니길,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길, 그것을 감당할 능력을 허락해 주시길 나의 신께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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