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영 Dec 11. 2021

'둘째 딸', '둘째 아들'

'나는' 장애와 비장애 형제를 둔 엄마 입니다. 5화


‘엄마’라는 말 속에는 따뜻함과 사랑이 넘친다.

또한, 무게있는 책임감이 자리잡고 있다.     


시간이 흘러 나도 '엄마'라는 자리에섰다.

그리고 나의 첫 아이는 나의 언니와 같은 ‘핸디캡’이 있다.     


아이는 ‘지적장애2급’으로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나의 언니와 엇 비슷한 터울로

형제둘을 낳았고, 둘째 역시 비장애 형제이다.     


나 또한 장애아이 키우면서, 늘 바쁘고 조바심이 났던지라, 어릴적 나의 감정과 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이 아이둘을 키웠다.     


그리고 나의 둘째 아이는 참 건강하게 잘 커서, 나처럼 손이 안갔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둘째만 같다면 몇 명이든 더 낳을 수 있겠노라고도 이야기 했었다.     


둘째는 어디서든 잘 적응하였고, 뭐든 잘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 말이 없었다.

그런 둘째를 나는 보석같이 아끼고, 사랑하였지만, 사실 둘째 눈을 오래도록 들여다 보며 이야기 한 시간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단지, 둘째가 뭔가 갖고 싶다고 하면, 그것은 오랜시간 생각하고 참고 또 기다렸던 것이라고만 어렴풋이 짐작하면서, 꼭 해준다고 약속하며 이행해 줄 뿐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라도 욕구를 표현하는 아이가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커준다고만 생각했었다.     


첫아이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동하고 갔다. ‘첫손자’, ‘첫아이’에 대한 기대감과 떨림이 있었다. 그리고 큰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었음으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매일 학교를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수고로움을, 비가오나 눈이오나 내가 몸살감기가 걸리나 당연하게 해야하는 일중 하나로 생각했다.     

그러나 둘째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에는 가보지 못했다. 아빠만 참석했을 뿐이였다. 이유는 내가 그때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었음으로 근무를 뺄수없다는 합당하고 논리적이며 당연한 이유였다. 또한 둘째 아이는 정상발달을 하고 있었음으로 입학후 혼자 학교를 등하교 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아이에게 더 이상 도움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큰아이의 문제행동이 깊어지자, 주위에 몇몇 친한 이들은 큰아이보다 작은아이 걱정을 먼저 했다. “그래도 호야 잘 봐야 된데이”, “호야한테 신경 좀 써야 한다”...이렇게 말이다.     


그말을 들으면서도, 아이키우기 버거웠던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아이를 어떻게 더 신경써 줘야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렇지 않은지 어떤지를 살펴보란 이야기였을건데 말이다.     


안그래도 말수가 적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가자 말수가 더 줄어갔다.

그리고 하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형아 친구만들어 줄려고 나 낳았지?”     


순간, 어릴적 나의 모습이 둘째에게 '투영'되었다.                                              

이전 07화 '결혼'으로 엄마에게서 도망쳤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