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함께라고 하니 좋았더라
두려움이 저만치에 있고 의심은 침묵했더라
구십구의 합한 힘만 보였고
단 하나의 흠은 처박아 놓았더라
둘이라서
한쪽이 타 오르면
다른 쪽엔 그늘이 되었더라
이쪽이 보이면 저쪽은 잊혀지더라
올라서야 할 곳을 놓칠 때라야
그늘과 잊혀짐이 하나였던 흠때문임을 알게 되더라
두텁던 시간은 쓸모없는 힘으로
수다쟁이로 돌변한 의심의 주둥이는
시커먼 두려움을 껴안으며 달려 들었더라
끈끈하게 쌓아 올렸던
믿음의 경험들이
눈치채지 못했던 비난의 나락으로
하나 둘 떨어지더니
도시락을 싼 채
문 밖을 나서는 입에서 쏟아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