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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이런고야 (24)

사과

by 최병석

겉모습은 여전히 빨간 색이다


여섯살 고사리같은 손아귀에

걸쳐놓았던 미안함이

빨간 껍질 속에서 문드러졌다

노란 속살이 주황색으로 타들어가는데

꼬르륵소리는 기다림에 밀려 주저앉았다


"이거 먹으며 기다리고 있어"

현관문을 따라 나섰던 손아귀에

엄마냄새 사과 한알

여섯살을 훌쩍 넘겨 벌써 예순

엄마는 빨간 색으로 다녀가셨던 것일까


희미한 냄새가

기다리는 뇌리를 빼꼼이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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