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기싫은 누이와 난생 첫 학교소풍길
창경원 마당에 똥을 싸버렸다
주변엔 얼굴이 다른 가짜 엄마들
손잡은 이복누이의 심술은 날카로워
엄마를 부르면서
대답대신 김밥을 울음에 섞었다
사방팔방 수많은 엄마 중에
들어맞는 눈빛은 요원해
속에서 배를 불린 엄마 이야기는
누이의 심술에 찔려
뒷문으로 쏟아지며 냄새를 풍겼다
창경원 원숭이들이
벌거벗은 이야기에 대고
젖은 바지에 올라 앉은 채
엄마인 척 웃고 있었다.
최병석의 브런치입니다. <일상다반사>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신나고 재미있다면 싸울일도 없고 얼굴 붉힐일도 없을테죠?반전이 있는 웃음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