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시대 B2C, B2B 경계의 붕괴
이마트가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사업화가 가능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현시점에서 B2B 식자재유통사업이 그 첫 번째 사업이라 생각된다.
최상의 조건은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으로 기존에 규제되었던 조건들이 일부 변화하는 것이다. 가장 의미 있는 변화라면 영업시간 제약 요소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새벽배송도 별도의 인프라투자 없이 가능해지고, B2B 식자재유통사업도 매장 내 접목 가능하면서 최고의 장점으로 활용될 것이다.
왜냐하면, 식자재유통 프로세스는 새벽배송과 동일한 형태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품경쟁력 측면에서 일부 대단량 품목만 확대 운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식자재유통의 프로세스를 보면 오후 5시에 주문이 마감된다.
이후 신선 일배상품은 협력사로 발주 정보가 전달되고, 이 정보에 맞추어서 소분한 물량을 물류센터에 오후 12시 이전에 입고시킨다.
그다음 물류센터에서 일배상품 및 저장상품을 분류 및 피킹을 하여 오전 4시에 배송차량 적재 후 배송이 시작된다. 1회 차 배송차가 출발하면, 2회 차 배송차가 바로 물건 상차 후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3회전까지 일어난다.
보통 물류센터가 외곽에 있어서 서울 수도권 배송을 위해 불가피하게 고객 주문 마감시간을 최대 오후 5시로 한정한다.
하지만 도시 상권에 위치한 할인점을 야간에 배송센터로 운영하면 오후 10시 주문마감을 해도 가능할 것 같다. 사실 식당 사장님들은 바쁜 시간이 끝날 때쯤 주문하는 것을 선호한다.
할인점은 현재도 어느 정도 풀필먼트 기능이 가능하다. 매장에 진열되어 있거나 창고에 저장되어 있는 기본적 상품들을 활용하면 충분하다. 일부만 보완하면 완벽한 형태를 구축할 것이다.
이렇게 운영된다면 B2C 새벽배송에도 물류효율성이 최적화되어서 상호 간 시너지로 WIN-WIN이 가능한 성공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새벽배송은 물류효율성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B2B 식자재유통은 투자비 최소화로 사업을 본 궤도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보완될 사항은 상품경쟁력이다. B2B와 B2C는 어느 정도는 상품 호환이 가능하나, 일부는 대용량 및 전용상품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이슈도 기존에 이마트가 오랫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우수한 협력사와 산지 풀을 활용한다면 해결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이마트가 내재화된 PB상품 개발력을 B2B상품까지 접목하면 급속도로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 경기 위축 속 환경변화는 가성비 PB상품의 지속적 확대 및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신선상품에 있어도 자체 축산물 전문 가공 포장센터인 미트센터와 연중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원천인 농수산물 유통센터 이마트 후레쉬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미트센터를 통해 복잡한 축산물 유통단계를 줄였고,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대량생산 및 생산 비용 절감을 이뤄내 축산물 판매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후레쉬센터는 CA(Controlled Atmosphere, 첨단 저장 기법)기를 구축하여 제철에 대량으로 매입한 원물을 저장하여 농산물 가격이 높을 때 활용하므로, 가격 안정화 및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이마트가 국내에 가장 잘 구축되어 있고, 잘할 수 있는 거점화된 매장 인프라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마트의 130여 개 거점은 대다수가 도시상권 또는 인근에 위치해 있다. 직접 배송에 편리성도 있지만, B2B고객이 직접 방문하여 물건을 구매하는대도 엄청난 강점이다.
특히, 많은 차량사업자/개인도매상(식객에 나오는 성찬과 같이 트럭 한 대를 활용하여 식당에 물건을 공급하는 업자)들이 기존 대리점, 식자재마트, 도매시장 등에서 구매하는 것을 스위칭할 수 있는 최상의 인프라다.
보통 차량사업자들은 오전 5시에서 오전 7시 사이에 필요한 식자재를 구매해서 식당에 납품을 한다.
만약, 이마트가 매장을 오후 12시부터~오전 4시까지는 풀필먼트 기능의 센터로 새벽배송과 직거래용 B2B식자재유통으로 활용하고, 오전 4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식자재매장과 같이 차량사업자를 포함한 식당사업자들이 방문하여 구매할 수 있는 매장으로 운영한다면, 24시간 돌아갈 수 인프라 구조로 최상의 비용효율성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쟁력을 고객에게 전이시켜 이마트가 첫 번째로 추구하는 Everyday Low Prices를 지속화시킨다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확보된 역량은 B2B 식자재유통사업을 추진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다만 아직까지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온라인 이커머스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정과 오히려 위축되는 골목상권의 모습은 분명히 법률이 개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물론 이마트가 막연히 그 시점만 기다리고 있다가 사업화를 시작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선제적으로 타 계열사를 통해 준비하다가 법률 개정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궤도화 하자는 것이다.
그룹에는 B2B식자재유통을 하고 있는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는 과거에는 식자재유통에 있어서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언제부터인가 식자재유통과 사업의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발판인 단체급식은 점점 위축되고 식품제조 및 F&B사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다른 경쟁사는 지속적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있는데 오직 신세계푸드만이 정체되어 있고, 그렇다고 식품제조 및 F&B사업도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아직까지 국내 NO.1 유통그룹이다. 그룹 내 유통에 대한 DNA와 기본역량이 확고하므로, 상호 간 시너지와 융합이 이루어진다면 새롭게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신세계푸드 자체적으로 집중하는 R&D센터와 식품 제조 인프라는 앞으로 변화되는 식당 사장님과 단체급식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여 Central Kitchen상품, 간편 편의식, Fresh Food, 케어푸드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하면 식자재유통시장 내에 좀 더 차별화된 역량을 가지고 선도해 갈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B2B식자재유통시장 진출을 좀 더 구체화하고, 초기에는 그룹의 역량을 신세계푸드에 집중하여 기본 근간을 확보한 후, 유통산업발전법이 변화 시에 이마트 인프라를 접목한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식자재유통 NO.1이 가능할 것이다.
소매유통과 이커머스도 시너지 창출로 쿠팡에 비견할 수는 있는 모습으로 진화될 것이라 예측된다.
개인적 의견이지만, 신세계그룹이 빠른 변화와 진화를 통해 다시 한번 미래 유통시장을 이끌어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