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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다움 Jan 31. 2024

잘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쉼

기초체력 키우기

잘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흔히 그 일에 집중하여 몰두하곤 한다. 자원과 시간과 에너지를 오롯이 쏟기에 '혼을 갈아 넣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의 뉘앙스에는 체력과 에너지를 고갈시킨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짧은 기간 내에 끝나는 일이라면 이러한 몰입은 사실 매우 바람직하다. 잠깐은 몇 날 밤을 새우더라도 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일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처럼 일이 일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면, 또 긴 시간 긴 호흡으로 끌고 가야 하는 일이라면 나에게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있는지가 우리의 장기적인 성장의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이 연속적으로 성공을 반복해야 우리의 목표에 도달할 만큼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경우들이다. 단 한 번의 성공으로는 나 자신에게도 나의 역량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고 성장의 충분한 밑거름이 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들을 긴 호흡 안에서 연결성 있게 바라보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긴 여정을 소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면 본인들의 주종목을 잘하기 위한 기초체력을 키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부상을 예방하고자 기초체력을 쌓기 위한 운동과 체력관리 그리고 멘털관리까지 빼놓지 않는다. 훌륭한 선수일수록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는 모습들을 보인다. 축구선수 손흥민은 2023년 2월 싱가포르 매체 ‘어거스트 맨’과의 인터뷰에서 체력과 몸 관리 비법에 대해 “신체 건강을 위해 식단뿐 아니라 수면도 중요하다. 9~10시간씩 수면을 취한다”라고 말했다. 체력 관리 안에는 충분한 쉼도 포함이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잘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의 기초체력은 신체적인 컨디션 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나의 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그 안에서의 자기 자신의 역할을 조망하며 한계를 뛰어넘는 목표를 수립할 수 있는 메타인지적 대담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높은 자기 효능감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이전에 내 안에 에너지가 고갈되어 번아웃된 상태가 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휴대폰 배터리도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충전을 하면 금방 충전이 되지만 제때 충전을 하지 않아서 아예 방전이 되어 꺼져버린 핸드폰은 한참 충전을 해야 전원이라도 다시 켤 수 있게 된다. 하물며 기계도 그러한데. 아예 방전이 되어 번아웃이 되어버리면 몸도 마음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애씀이 필요하니 되도록 번아웃이 오기 전에 삶의 곳곳에 나만의 쉼을 배치해 보자. 그것이 시간을 구분하여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든,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하는 등 가장 기본적이라고 여겨지는 형태로든 어떻게든 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그 시간들을 다채롭게 활용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 쉼의 시간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더할 나위 없다. 일을 통해서 발견하는 나의 모습은 말할 것도 없이 참 멋지다. 뜨거운 마음과 차가운 두뇌로 때로는 종횡무진 때로는 집요하게 디테일을 챙기고 있노라면 어깨도 으쓱해지고 자존감은 절로 올라간다. 하지만 쉼을 통해 만나는 나는 그보다 백배 천배는 더 매력적이다. 내 안에는 존재하는 무궁무진하게 넓은 세계를 사진을 찍듯 한 장면씩 찍어 조합하고 면밀히 들여다보고 직접 마주해서 만나는 순간의 짜릿함. 이것이 쉼이 달콤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그 순간부터가 진정한 성장의 출발선에 나를 세운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쉼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쉼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분명하게 그려본 사람이 인생의 방향과 일의 방향을 align 시켜서 일에 열정을 더해 시너지를 높여갈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쉼을 지혜롭게 누릴 수 있는 사람이 길게 간다. 결국 남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시간은 흐르고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인생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은 결국 무엇이었는지 아는 것이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인 것이다. 내가 내 인생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쉼은 그런 시간을 내 손에 쥐어줄 것이다. 그런 시간을 가능하게 해주는 쉼을 나 자신을 위해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개구리가 움츠리는 뜻은 멀리 뛰자는 뜻이다"는 속담이 있다. 멀리 뛰기 위해서는 주저앉아 움츠리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쉼은 마냥 주저앉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쉼은 멀리 뛰기 위한 자기 관리이고 준비인 것이다.   


탁월해지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내 일에 대한 역량과 더불어 내 쉼의 방법들을 개발해 나가자. 오감을 유혹하지만 몸에는 좋지 않은 자극적인 음식과 같은 쉼이 아니라 먹으면 먹을수록 재료의 참맛을 알게 하고 몸에도 좋은 보양식과 같은 쉼을 말이다. 아끼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해 줄 수 있는 건강한 쉼을, 차분히 평생을 걸쳐서 하나씩 찾아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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