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울러브 Oct 07.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일어나는 이유

어느 순간 나는 똑같은 일을 지속하는 사람을 존경하기 시작했다. 매일 같은 훈련을 수십 년간 연습하는 사람, 매일 같은 연습을 수년간 훈련하는 사람, 좋은 습관을 수십 년 반복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든다.     


인생에 쓰이는 부사는 여러 가지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찬란한 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하기 쉬운 상황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한 상황에서 무언가를 지속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친구 삼아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한다.     


매번 똑같은 아침 루틴, 물을 마시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들. 출근하고 퇴근하고 9시쯤 취침하는 삶. 누군가에겐 지루해 보일지언정 나 자신에게만큼은 너무나 소중히 다루고 싶은 일상을 나는 매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     


일어나기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 글쓰기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다. 하기 싫다는 마음조차도 내 마음속에서 나온 것이니, 싫다, 좋다는 감정조차 배제하려고 애쓴다. 말 그대로 ‘그냥’하는 것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할 때는 힘들지만 하고 나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하는 것이다.     








나를 그런 사람으로 규정하면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 된다. 나는 새벽 기상을 즐기는 사람이다, 나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수많은 나에 대한 규정들이 나를 만든다. 그래서 남에게 보이는 나보다, 내가 스스로 규정하는 내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 타인이 평가하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본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평가하는 나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도 나는 나를 그런 사람으로 규정짓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룬 사람, 해낸 사람으로도 규정짓는다. 비로소 목표를 이룬 내 모습을 상상한다. 그렇게 켜켜이 보낸 시간들이 쌓여 내가 이루고 싶은 모습이 뚝딱 완성되어 있다. 작가가 되어 있고, 자산도 늘어 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에 역전되는 것이 아닌 하나씩 쌓이고 쌓여서 바뀌는 것이다.     


얼마나 내가 시간을 아끼는지 모른다. 만지면 잘못될까 아까워서 만지지도 못하는 신생아를 다루듯 나는 내 시간을 그렇게 아낀다. 오죽하면 5분도 아까워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내가 시간을 아끼는 만큼, 시간도 나를 참 아껴준다. 혼자서 생각하는 그 시간만큼은 모든 것이 평온해진다. 시간은 나에게 늘 값진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아낀 시간이, 나에게 다시 선물로 돌아오는 삶이다.

돈과 시간 둘 중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정답이 없는 질문이다.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행복하기 어렵다. 돈이 있으면 시간을 살 수 있고, 시간이 있으면 돈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충족된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난다. 내일도 새벽에 일어나고, 앞으로도 쭉 좋은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전 03화 10년의 새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