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어릴 적 저는 생각보다 더 마른 아이였어요.
빼빼로, 젓가락 같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었어요.
피부는 까무잡잡해서 가끔 깜씨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머리카락은 곱슬머리라 늘 매직을 해야만 했었어요.
눈은 작은 편인데 위로 올라가기까지 해서 사나운 인상으로 보였었죠.
저에게 커다란 눈, 하얀 피부에 찰랑거리는 생머리를 가진 친구는 선망의대상이었어요.
그런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그런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 친구들의 행동을 따라 하려 했어요.
저에게 기준점은 제가 아니라 늘 타인이 되었던 것 같아요.
자존감이라는 단어로 불리는 나에 대한 존중.
이것이 없었던 저는 학창 시절에는 저보다 예쁜 친구들을 통해 찾아왔던 것 같아요.
나에 대해 집중을 하기 시작하자
내가 가진 장점이 너무 많이 보였어요.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뭐가 잘 어울리지?
나는 어떤 스타일이 잘 맞지?
남이 아닌 나를 연구하는 시간을 꽤 오래 가졌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날씬해서 무슨 옷이든 잘 어울렸고
피부가 까매서 얼굴에 잡티가 많지 않았고,
머리가 곱슬이라 파마든 매직이든 펌이 잘 되었고
눈이 올라간 편이라 도시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었는데 말이죠!
가진 것의 단점에 집착할수록 저는 한없이 작아졌고
가진 것의 장점에 집중할수록 저는 무한히 커졌어요.
저는 제가 잘하는 것에 대해서도 집중해 보았어요.
오래 앉아서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지구력이 있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성취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제가 가진 큰 장점이었어요.
이 장점에 집중하면서 제가 가진 단점들
예를 들면 많은 청중 앞에서 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한다든지,
다양한 의견을 듣기보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던지 하는
제가 가진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꺼려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지만 대신 하나에 집중하면 끝까지 해내는 것.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어요.
단점은 장점으로 바꾸고,
장점은 더욱 집중하고,
이 과정을 통해서 제 자존감은 굉장히 단단해졌습니다.
자존감이 강해졌다는 것은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어요.
과거엔 저는 다른 사람이고 싶었어요.
말 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면,
예쁜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면,
공부 잘하는 사람으로 태어났더라면....
이런 생각들로 가득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온전한 제가 되고 싶어요. 누가 인정해 줘서 좋은 내가 아니라, 부를 쌓아서 좋은 내가 아니라, 지식이 많아서 좋은 내가 아니라 그저 나라서 좋은 것.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딱 하나예요. 나에게 더 집중하는 것. 타인의 sns를 보고 부러워하기보다 하얀 백지에 나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나와의 대화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를 더 사랑하게 됨을 느끼실 거예요.